생업과 육아에 지쳐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온 힘으로 쥐어짜야 겨우 한 편의 글을 완성해낼 수 있었던,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의미조차 알 수 없는 글자들로 이뤄진 거대한 벽에 가로막힐 때마다 밤과 새벽이 나를 다독여주지 않았다면, 컴퓨터 빈 화면 위에 깜빡이는 커서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설명해주지 않았다면, 기어이 포기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때마다,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제 책을 손에 들고 있을 누군가를 떠올렸습니다. 덕분에 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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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라이프를 체험하며 느꼈던 소회와 깨달음, 밴 라이프 이후의 청사진을 책에 담았습니다. 제 브런치 북 [집 2평, 앞마당 2만평]에 쓴 글을 다듬어 뿌리를 내리고, 밴 라이프가 가져다준 사유와 통찰들로 나무 기둥을 세웠습니다. 제법 나무 모양은 나오더군요. 이 나무에 그동안 우리 사회에 던지고 싶었던 질문들로 잔가지를 쳐서 한 권의 책으로 내놓습니다.
제 삶이 모범 답안은 되지 못할지라도 예시 답안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부디 당신이 인생 답안지를 써 내려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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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책을 내게 된다면 인세 수익은 전액 사회에 환원하기로 저 자신과 약속했습니다. 글의 소재, 글을 쓰는 이유, 글을 쓰게 만드는 동력의 대부분을 사회로부터 얻기 때문입니다.
책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딱히 돈 필요한 사람이 아닙니다. 이번 책의 인세 수익도 사회로 환원합니다.
즉, 누군가가 제 책을 사신다면 책 값의 10퍼센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쓰인다는 말씀! 나머지 90퍼센트도 출판사, 인쇄업자, 유통업자 등 누군가의 소득으로 돌아갑니다. 이만하면 해볼 만한 투자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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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책이 나오고 나니 공허감이 몰려오네요. 꿈의 나라에도 번아웃이 있는 걸까요. 다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잠시 쉬었다가, 있는 힘없는 힘 끌어모아, 가던 길 마저 가보려 합니다. 이 길의 끝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서라도 끝까지 가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