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가 새로운 투쟁 지역인 볼리비아로 향할 때 아내와 딸을 만났다.
어린 딸에게 비밀을 지키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체 게바라는 변장을 하고 아버지의 친구로 신분을 숨긴 채 딸을 만났다. 잠깐의 만남이었지만, 그와 헤어진 다섯 살짜리 딸은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엄마, 저 사람 날 좋아하는 거 같아.”
숨기고 싶어도 숨길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나라면 그토록 보고 싶었던 딸 앞에서 아빠라는 신분을 숨길 수 있었을까? 입이 근질거리는 걸 도저히 못 참고 “사실 내가 너의 아빠야. 절대 남들에게 얘기하지는 마”라고 말하지는 않았을까?
역시 혁명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