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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쭹이 Oct 28. 2022

회사에서 원하는 일을 하기란,

불가능한 걸까?

오늘도 여전히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회사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란 불가능한 걸까?



사람들은 회사 자체가 싫은 걸까, 회사에서 맡은 본인 업무(직무)가 싫은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같이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한 사람들은 하고 싶은 직무도 뚜렷하게 있다.

공대를 나온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의 업무와는 전혀 반대인 일이 내가 하고 싶었고, 앞으로도 해보고 싶은 업무이다. 

슬프지만, 어언 9년째 원하는 일과는 결이 많이 다른 일을 하고 있다.

'회사에서 못하면 내가 하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퇴근 후 브런치로 글도 쓰고, 읽고 또 공감한다. 


비슷한 결(공대생들이 많이들 가는 부서들)의 부서끼리는 이동이 어렵진 않겠지만,

나는 공대를 나와서 완전히 다른 결의 일(가령 공대를 나와서 교육이나 문화 쪽 일)을 하고 싶기 때문에 부서이동이란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나는 꽤 잘 견디고 있다.

오랫동안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했고, 퇴근 후 시간을 쪼개 원하는 일을 찾아가며 도전했다.

결과적으로, 브런치 작가도 되고 칼럼도 쓸 기회도 주어졌으며 책도 출간할 수 있었다. 

많은 제안들도 받아보았고, 번아웃이 올 때쯤 징계도 받아보았다.


사람은 죽으란 법은 없었나 보다.

그 징계 2개월이 아니었다면 나는 진작에 회사를 그만뒀을지도 모른다.

대학생 때부터 휴학 한 번 없이 '대학교 4년 - 취준 - 취업 - 이직 - 회사 일/원하는 일'을 쉴 틈 없이 한 결과

번아웃이 왔고, 취준생들과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나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쓴 책을 출간하고 나서는 모든 걸 놓고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간절했다. 

그 무엇도 하고 싶지 않았다. 몇 년간 쉬지 않고 휘몰아쳤더니 체력도 정신도 모두 방전이 돼버린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징계 2개월 동안 그리스 여행도 가고 평일에 원 없이 책을 읽고 쓰고 생각하고 나누며, 평소 때 하고 싶었던 대부분을 해볼 수 있었다. 너무 천국 같은 삶이었다. 회사는 방학이 없었기에 징계가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 나에겐 정말 방학 같은 꿀(?) 같은 시간들이었다. 이 시간들이 없었더라면 정말 난 퇴사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 어느 하나 감성적이지 않은 게 없었던 그리스 >


< 산토리니, 너무 행복했던 그때의 나 >


< 번아웃이 왔을 때쯤 징계가 준 선물 같은 쉼 >


< 죽기 전에 그리스에 한 번 더 가야 되는 이유 >


퇴사를 했더라면 내가 앞으로 해 나가야 하는 일에 많은 차질이 생겼을 것이다. 

이 코로나란 놈이 올 줄 그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시기적으로 '징계'기간의 쉼과 휴식이 내가 직장생활을 계속하게 해 준 원동력일지도 모른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나의 직장생활은 아직 ing 중이다.

언젠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또 막상 내가 하고 싶은 업무를 하는 팀에 간다 할지라도 또 다른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고 싶은 것들에 '일'이라는 책임이 들어가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기에.

마음이 조급하진 않다.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고 있으면, 언젠가 하고 싶은 일을 주 업무로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회사에서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란

정말 쉽지 않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미래의 하고 싶은 일의 토대가 된다는 마음으로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출근해야지.


모든 월급쟁이들이 그나마 좋아하는 거 하면서 돈 버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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