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의 관성에 깃들지 말자던 나는 어디에
요즘의 나는 점점 현실'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같다.
현실과 월급의 관성에 부디 깃들지 말자고 외쳐대던 '나'는 어디로 간 것인가.
돈 쓸 일이 많아지면서 더욱더 철저히 현실적이 된 것 같다.
예를 들면 아이를 키우는 것,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한 시드를 모으는 것, 몸 값이 너무 높아지신 금리에 대응하기 위함 이라고나 할까.
예전엔 극단적으로 내가 하는 먹고사니즘을 그만두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떠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한 번 사는 인생 그까짓 것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지. 인생 별 거 있나 싶은 마음이 월등히 컸다고나 할까.
반면, 지금은 그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언젠가 조금이나마 내가 하고 싶고 원하는 분야로 옮길 수 있겠지 라는 희망을 품고(?) 업무시간외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며 살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매거진 이름처럼 '꿈을 쥔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게'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여전한 것이 있다면 꿈을 놓지 않을 것이란 것.
내가 말하는 그 '꿈'이란 것은 간단하다.
보수나 대가가 없을지라도 꾸준히 마음이 시키는 일.
뭔가 거대하거나 거창하지 않을지라도.
그게 나에겐 글을 쓰고 읽고, 그리고 공감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일이다.
또 다른 누군가에겐 재테크를 해서 월급만큼의 불로소득을 일궈내는 일이 될 수도 있고,
테니스를 치는 일, 다이어트를 하는 일, 고양이 강아지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
뭐 너무 다양해서 말하기가 입이 아프다.
한 번씩 현타가 올 때는
아 출근해있는 이 시간에 내가 읽고 싶은 거 보고 싶은 걸 원 없이 읽고 쓰고 즐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3배로 갈 것 같다는 아쉬움 정도?
어쩌다 한 번 월차를 쓰면 알차게 시간을 쓰고 싶어 출근시간과 똑같이 카페에 나가서 노트북을 펼치고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커피 한 잔을 호로록하다 보면 '아 이런 삶이야 말로 얼마나 성공한 삶인가. 돈이 되진 않더라도.' 생각이 드는 정도?
아쉽다. 많이 아쉽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본인의 선택이고 책임인 것을.
내 선택이 현실을 위한 선택일지라도 내가 택한 길이다.
힘들지만 또 그 안에서 소소한 나만의 즐거움, 뿌듯함, 행복감을 찾아나갈 것이다.
직장인 몇 연차 즈음되어야 출근에 익숙해질까.
한 20년 차인 책임님들을 보면 익숙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아니면 그냥 얘기를 안 하는 걸까. 어차피 다녀야 할 회사 '아 출근하기 싫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사치인 연차가 오는 걸까, 아니면 정말 익숙해지는 걸까.
이제 곧 나는 10년 차를 바라보고 있다.
10년 차는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걸로.
그래 익숙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자.
그래 그게 맞는 삶이지. 오늘도 다짐해본다.
꿈을 쥔 직장인으로서 일요일 저녁(직장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이 시간대)에
키보드를 두드리면서 마음을 다잡아 본다.
쥐고 놓지 말자. 하고 싶은 거 하자. 그게 맞는 거다.
오늘도 이렇게 결론을 낸다.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일요일 밤의 안녕을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