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과 밀려오는 긴장감

2020년 (3)

by 한걸음

2020년 6월 3일, 본격적으로 등교가 시작되었다.


아마 내 기억에 순차적 등교로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순으로 나간 것 같다.


개학을 앞둔 전날 밤, 동생이 어떠한 잘못으로 혼나고 있을 때

아빠께서도 나를 부르시며 혼을 내셨다.


그러는 도중, 갑작스러운 서러움과 함께 눈물이 터져버렸다.

친한 친구 한 명 없이 새로운 학교 생활을 해야 하는

두려움 때문에 서럽게 울었다.


걱정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데, 정말 앞이 캄캄했던 것 같다.

돌아보면 어린 마음에 그랬나 보다.


첫날부터, 가방은 챙겨야 할 짐으로 가득해 엄청 무거웠다.

10 몇 권이나 되는 교과서와, 슬리퍼, 과제물 등

어깨가 아플 정도였지만 다행히도 큰 이모께서 데려다주신 기억이 난다.


신설 학교이기에 교복도 없었고 마찬가지로 체육복도 없었다.

사복을 입고 등교했는데 아직도 기억난다.


파란색의 스트라이프 무늬가 있는 반팔과

펄럭이는 와이드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그렇게 갔다.


교실 안 분위기는 나와 같은 마음의 친구들이었는지

참 어색하고 조용했다.


담임 선생님은 남자이셨다.

처음 보자마자 버럭버럭, 짜증을 내고 우리를 꾸짖었다.


코로나 자가진단은 하지 않았냐며, 자리는 왜 그렇게 또 앉았냐며 별의별 잔소리를 했다.


특히, 코로나는 집단으로 몰려 있으면 위험했기에

등교하기 전 열 화상 체크를 하고 증상이 있으면 검사를 받게 했다.


하물며, 급식실을 가기 전에도 열 온도 체크를 했는데 번거로웠다.


아차, 나는 등교 첫날 급식을 먹으러 가지 않았다.

같이 갈 친구도 없었지만 중학교 시절 이상한 루머로 인해

당시에는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싶었다.


나처럼 밥을 먹으러 가지 않은 친구가 반에 한 명 더 있긴 했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러한 스트레스는 나날이 쌓여가기만 했고

몸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좋지만은 않았다.


잦은 조퇴와 더불어, 아침만 되면 눈을 뜨기가 싫었던 것이었다.

이대로 눈을 영원히 감았으면 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1학년을 보내며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아마도 곧이어 발행될 내용과도 연관이 되어있다.


2학기의 겨울이었던 어느 날, 등교를 하기 전

간단한 세안 및 준비를 하며 전날 먹었던 음식이 문제였는지

위가 너무 메스껍고 불편했다.


“엄마, 나 너무 속이 쓰린데 약 없어?”

“뭐, 어쩌라고?”


엄마는 내게 짜증 섞인 듯 말투로 화를 냈다.

그러나, 그럴 법도 한 게 조퇴가 빈번했기 때문에

화를 냈을지도 모른다.


그 길로 패딩을 챙겨 입고 마스크를 쓴 채 학교로 향했다.

가는 길 속에 입김과 섞여 머리카락, 눈에 이슬이 맺혔다.

그러면서, 눈을 자꾸만 닦았는데 횡단보도에 멈췄을 때였다.


신호등 앞에서, 아이들의 등굣길 안전을 봐주시던

할머니 한 분이 아직도 기억 속에 남는다.


내 얼굴을 보시고는 손에 핫팩을 꽉 쥐어주시며

손을 잡아주셨다.


기분이 참 묘했다.

내가 운 것도 아니고, 하소연을 토로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일까.


그래도 정말 감사했다.

아직 세상은 따스하구나를 느끼면서.


그러나, 당시의 고충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다.

슬픔과 우울은 지금부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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