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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에로의 가면

by 보통의 야빠


사실 나는 사람을 그렇게 크게 믿지 않는 편이다. 항상 나의 그런 사람들을 향한 믿음들은 언제나 반대로 들어맞았기 때문일까? 그래서 그저 사람이 다가오면 내가 그만큼 혼자서 정을 주는것만큼, 적어도 그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나에게 벅차게 다가온다.

사람을 못믿는 이유로, 나는 외로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어느누구보다 외로운사람이라는걸 느낀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나는 사람들과 잘지내는것 같으면서도 친해지기 어렵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나는 정을 주는데 오래걸리고 그걸 상대방이 눈치채지못하게 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있기도하고, 오히려 전혀 반대의 행동으로 이사람이 날 싫어하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능력도 가지고있다. 거기서부터 오는 오해와 여러 상황들이 문제를 일으키곤 했다.

그렇게 발생한 문제가 생기면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여 동굴속으로 회피했었다. 대학교때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몇주씩 학교를 안가던게 다반사니까. 그래서 몇몇의 학교사람들은 날 특이한 사람으로 기억하고있다.

근데 직장인이된 지금 막다른 골목을 맞닥뜨린느낌이다. 차라리 절벽이면 뛰어내릴텐데. 상대들은 나보다 사회경험이 많은 프로들. 거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할수밖에 없다. 너무나 아마추어인 나는 표정관리가 안된다. 그래서 나에게 필요한것은 삐에로 가면이다. 나의 표피에 한땀한땀 바느질로 굳게 밀착시키고싶다. 그냥 아무런 감정도 느낄수 없는 표정같기도하고 웃고있는것 같기도 한 알수없는 그 삐에로 가면. 그거면 될것 같다. 정말로 너무 간절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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