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仁과 부인否認, 不仁

2014.08.15 적음

by 정한별

중국 송나라, 명도明道라는 호로 유명한 정호程顥가 선배 주돈이周敦颐에게 창 앞의 지저분한 잡초를 뽑지 않는 까닭을 묻자 주돈이는 “내 뜻과 같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이후 정호에게 이 말이 평생의 화두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매우 유명하다.

程顥정호는 《定性書》 식인편《識仁篇》에서 : “學者須先識仁. 仁者渾然與物同體, 義, 禮, 知, 信皆仁也. 識得此理, 以誠, 敬存之而已, 不須防檢, 不須窮索."

: “배우려는 사람은 먼저 ‘仁’을 알아야 한다. 仁者는 만물과 다름없이 고른 하나의 몸이다.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이 모두 인이다. 이러함을 깨닫고 이를 정성으로(誠) 모으는 것을 삼으면(敬) 애써 미리 잡도리하거나 끝까지 추구하여 찾을 필요가 없다.”라고 하였다.

이 仁을 무엇으로 말해야 가장 바른 것이 될까를 생각하면 난 ‘사랑’으로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다만, 원시시대, 일제, 군부독재 돌도끼로 이성을 해쳐 제 동굴로 끌고 들어간 ‘사랑’이 아닌, 돈이나 화려함 따위로 장식한 거소로 유혹하여 정사를 나누는 ‘사랑’이 아닌, 원망이나 증오를 포장한 사랑이 아닌, 기업, 이재理財나 사업事業의 개미지옥 같은 ‘사랑’이 아닌, 높낮이와 차별, 차이와 구분의 옹졸한 ‘사랑’이 아닌, 인간 역사를 통틀어 그 모든 ‘조건’을 베고 한껏 무르익은 공감과 소통의, 자연의 사랑, 그 결정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河南程氏遺書》 <卷第二上>這個比喻表明,程伊川已把“仁”提升到了“義理”的高度.而所謂的提升到了“義理”高度,也就是把“仁”從具體的行為規範,提高到行為規範的“所以然”來認識. 這也就是伊川所說的: “故仁, 所以能恕, 所以能愛. 恕則仁之施, 愛則仁之用.”이라 하였고, 나아가(同上卷第十五)在孔,孟那裏,“仁者愛人”,仁與愛是渾而為壹的, 仁即是愛, 愛即是仁, 並沒有去區分仁愛的性情體用關系.라 하였으니 ‘仁은 곧 사랑, 사랑은 곧 仁의 쓰임’으로 그 관계를 밝힌 것이다.

정호는 또 ”《二程集》에서 “仁”에 관하여 이르기를: “醫家以不認痛癢謂之不仁, 人以不知覺不認義理為不仁, 譬最近.”

: “의학에서 불인不仁은 아픔과 가려움 등의 감각을 잃어 느끼지 못하는 바를 不仁이라 하였고, 사람이 의리(義理; 사람 사는 마땅한 도리)를 부인(不認; 현대 해석; 일부분 또는 전체를 무의식적으로 부인하는 원시적 방어기제, 거부; disavowal로도 불림)함을 불인(不仁)으로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한 의미이다.”라고 하였다.

정호는 앞과 같이 "仁者는 천지만물이 모두 고르게 한 몸이다."라고 하였으므로, 모든 것이 자신의 일부가 된다. 타인을 느끼는 것으로 자신의 일부가 아닌 것이 없고, 그것으로 어디나 이를 수 있다고 하였다. 의서 <황제내경>을 읽다가 신체가 마비되어 감각이 없는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 不仁이라 일컬음을 발견하고, 마침내 헤아리기를, 상대의 고통을 공감하는 능력이 없는 것이 바로 ‘不仁’ 임을 깨닫는다. 하여 그는 성인聖人은 모든 것을 사랑하는 초월적인 사랑을 가진 자로, 세상의 모든 고통을 함께 하는 사람, 감각이 깨어있는 사람으로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그 仁을 다시 밝히기를 ‘고통의 공감 능력’이라 하였고 ‘감수성感受性’이라 표현하며 ‘공감共感’을 인간의 관계에 가장 지극한 도리로 꼽는다.

고통을 외면하고 부인하는 저 불인不仁의 상태는 바로 감각이 죽고 마비가 온 상태다. 좀비도 보통 좀비가 아닐 수 없다. 온갖 아우성과 고통의 신음, 아이를 잃은 부모들의 찢어지는 음성이 들리는 가운데 무슨 환청과 환각으로 자신을 지탱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더 이상은 저 불통不通의 괴물에게 미래를 맡겨서는 안 된다는 생각뿐이다.

고통을 나눌 수 없는 것을 어찌하여 ‘사람’이라 칭할 것이며, 설령 저것이 사람이라 할 지라도 치료와 요양이 필요한 중증의, 불쌍(不雙)한 환자로 처리하여 병동에 옮겨 과거 흔적과 상처를 치료받을 수 있도록 성원함이 옳다.

사람의 도리와 나아갈 길이 무엇이 그리 크랴마는 한 가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이미 그 사람은 죽어버린 것으로 읽힌다. 死者여! 이만 그대의 묘墓에 눕거라! 매국노 망친 나라에서 산 사람들과 사랑하기도 힘이 들어 깔딱 고개를 넘는데, 죽은 너와 가짜로 된 사랑 씨름 벅차노니!

마비, 저 끝을 자르고 새 생명 꽃 피울 지금, 죽은 심장이라면 그 심장을 도려내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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