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린四鄰이 범인이다
2013.12.08(80년대 이야기)
그 시간 어린 밤들
만취한 정사 속에서
동네 양아치들부터 살인범까지
친족, 또는 그럴듯한 낯짝의 직업들 모두
엄마의 시간을 올라타
모조리 강간하여 버렸다
엄마 될 그녀는
귀한 사랑을 잃었고
문득 끓어오르는 잡놈들의 눈빛으로
내 아비를 쳐다보곤 하였다
귀한 것을 잃은 우리는
천박한 삶을 취해 왁자지껄
멀쩡한 시늉을 하느라
심장이 새까맣게 타는 아픔을 참으며
차라리 죽음이 나은 악몽을 견디고 있다
독재자가
나라를 찢어 먹는 것을 참는
그 무지한 용서의 부모들은
맞벌이, 몇 닢 엽전에
날 사랑할 시간을 팔아먹었고
동심
강도 떼 속에서 외롭고 두려운 울음을 참는 건
사방 부모가 한 때 모두
정신 나간 곡괭이로 광맥만 두들기며
광란을 소환, 집집마다 닳는 허리를 숙여가며
강도를 친히 초청
아이들의 방문을 슬그머니 열어준
범인, 당사자들 임을 목도하였기
때문이다
동무들이 모두 먹히거나 썰리거나
찔리거나 시커멓게 타서 뜯긴 상흔으로
숨 아픈 어깨를 흔들며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픔도 쾌락 삼던 미친
욕망의 부모들이 엄연히 동거하는 까닭
지금 이 병원 휠체어 앉은 어른들
침을 흘리며 지폐 속 인물을 센다
그 시절, 그들 모두가 범인이었다.
*살가도(Sebastiao Salgado)의 사진 한 장.
1986년 세라 페다라 금광(브라질) 노동자와 무장한 경찰 간 논쟁, 다수의 관망.
*86년, 한국에는 애학투련과 김세진, 이재호 분신. 5.3 인천사태, 부천 성고문 사건이 일어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