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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2013년

by 정한별

네비를 켠 좀비와 짜기워 태어난 어린 자아 프랑켄슈타인은 맹종으로 선량한 민간인을 물어뜯고 그 맹종은 감염되어 비슷한 처지의 사람을 물고 물어 단연 백신을 맞는 엘리트들을 제외한 모든 인간은 자멸, 철두철미한 백신, 돈의 맛이 과연 위대함을 알겠다.


관제교육(官制敎育)은 이 백신 투여 집단을 추앙하고, 맹종하는 습(習)을 학(學).


질식하는 가스가 숨을 끊어버릴 듯이 대기를 채운 교실(敎室) 안에서 죽어가는 학생(學, 生)들은 어차피 모두가 죽어버릴 것임을 시인한 체 저항을 잃은 파리함으로 권력이라는 주먹에 자유를 떨군다.


교과(敎科)는 일 교시, 지식 팔이 학자로 살아가는 법


교과(敎科)는 이 교시, 신(神) 팔이 종교인으로 사는 법


교과(敎科)는 삼 교시, 돈 팔이 은행가로 사는 법


교과(敎科)는 사 교시, 젊음 팔이(賣春) 포주로 살아가는 법


교과(敎科)는 오 교시, SCV 미네랄 로봇으로 평생을 꾸역꾸역 복역하는 법


요는, 평생 제 이름 정명(正名)과는 전혀 다른, 어떠한 이름에도 맞지 않는 해괴한 소수 권력 지배계층에 복종하는 체계에 담가져 혼이 쏙 빠진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때때로 성형으로, 명품으로, 위선의 화술로 교묘하게 자신을 위장하여 소수 엘리트 집단 속에 잠입하여 자신 또한 ‘특별한’ 존재가 되어 있다고 망각하거나 착각해 보지만, 이 어림없는 편승은 오로지 혈족과 계보에 의한 엄밀한 심사를 통과하지 않았으므로 노비문서 따위가 불태워질 리가 없다. 천하고 역한 쓰임으로 사용(使用)당함, 그 가치를 모조리 잃은 뒤 버려지게 된다.


인간이 모두 죽어간다 한들, 어찌하여 총을 든 몇 주구(走狗) 앞에서 대중은 빤한 가스실로 들어가 요절하고 마는가?


저항이 없는 자유가 대체 어디에 있어 이름을 지어 살면서도 바른 제 이름으로 살지 못하고 지고 마는가?


우울은 불공평함과 살해 욕에 상당하는 소수층의 독식으로 발병한다.


여기 이 우울한 나라비 아우슈비츠가 끔찍한 까닭은 살아 있어도 죽어있는 ‘우리’ 때문이다.


悶, 문을 열어 마음을 꺼내고 잠에서 깨어나니 초롱초롱한 별빛이 서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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