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의 효능
내 인생 첫 요가원 수업을 갔을 때, 일반인은 아닌 것 같은 단단한 몸을 가진 스무명정도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 레깅스와 브라탑만 입고 요가매트도 다 똑같이 생긴 브랜드 매트를 펼쳐놓고 뜨거운 열기속에서 통아저씨처럼 보이는 과감한 동작의 요가를 하고있었다. 쿠팡 요가매트 리스트 상단에 뜨는 상품들 중에 색깔만 보고 구매한 매트를 꼬깃꼬깃 들고 펄럭이는 바지를 입고 구석에 선 나는 누가봐도 나는 다른데서 온 사람이었다. 민망함과 싸우면서 그래도 첫 수업에서 호흡하는 법, 내가 목에 힘을 못빼는 특징이 있다는 걸 배우며 기초부터 진지하게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만족스러웠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요가원은 ‘선생님들의 선생님’이 원장님으로 계신 곳이어서, 내가 첫 수업으로 갔던 수업이 이미 강사생활을 오래하신 선생님들이 모이는 수업이었다고했다. 너무 열정적인 그 분위기가 불편해서
나중에도 다시는 그타임 수업은 나가지 않았다.
사람도 별로 없고 고요한 시간에 집중해서 할 수 있게 새벽요가를 나가기 시작했다. 요가를 새벽에 나가기
시작하니 저녁에 일찍 자게되고, 저녁에 늦게 많이 먹지 않게됐다. 아침에 잠을 깨고 돌아오니 집중해서 뭔가를 하게되어 하루 중 가장 집중하고 좋은 아웃풋을 내는 시간이 아침이 되었다. 요가복을 자주 입다보니
청바지처럼 딱딱한 옷은 피하게 됐고, 좀 더 편하고 가볍고 속에 닿는 면이 부드러운 옷을 찾게됐다. 패션
스타일이 조금씩 바뀌었고, 악세서리도 뭔가 동양적인 것이 좋아졌다.
지도자과정에서 배우는 요가 철학도 좋았다. 종교가 없던 내가 직접 부딪히고 겪으면서 고민하고 있는 삶의
원칙이나 규칙같은 것들을 누군가 이미 고민했던 관점으로 바라보고, 요가 철학의 프레임을 빌려 단순화해서
이해하게 된 것들도 생겼다. 신체 구조나 신경, 호흡 작용에 관해 이해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내가 느낀 걸
말로 표현하고 다른사람에게 느끼게 해줄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요가는 운동이고, 지식이고, 철학이면서 라이프스타일이었다. 여러가지로 좋은 점이 정말 많았다. 필요한 때
필요한 것이 찾아온 것 같이 느껴져서 감사했다. 요가가 내 삶을 떠받치는 몇가지 기둥중에 하나가 되어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