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장마가 끝나고 드디어 여름의 본모습이 나오고 있다. 사람의 체온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높은 38도에 이르는 찜통더위가 시작한다니 무섭다. 역대 최장 54일 장마에 집안에서 우울하게 보냈던 상황을 벗어나기 좋은 시간이다. 밤에 하는 산보는 적절한 땀과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주는 시원함이 절묘한 하모니를 느끼기 좋은 활동이다.
저녁을 먹고 나면 8시에서 9시 사이다. 이때가 30도 더위가 조금은 꺾이는 시점이고 저녁 먹고 소화도 시켜야 하고 활동량 많은 아이의 에너지도 소진해야 하는 다목적을 가진 산보하기 좋은 시간이다. 답답함과 더위에 지친 비슷 비슷한 이유를 가진 사람들이 편안한 운동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혼자 이어폰을 끼고 나오는 사람, 둘이서 다정하게 손을 잡고 나오는 사람들, 서넛이 서 여유롭게 나오는 사람들 모두 제각가의 모양으로 저녁시간을 즐긴다. 여기에 더해지는 다수의 사람들은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사람이다.
2019년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는 개, 고양이, 어류 등의 순으로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고 한다. 약 500만 가구에서 개를 기르고 190여만 가구에서 고양이를 기른다고 한다. 전체 가구로 하면 4집 중 한 곳 정도가 반려동물을 기르는데 우리 아파트는 경험적으로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것 만큼 반려동물이 많다.
저녁 아파트에는 다양한 종류의 개들을 볼 수 있다. 말티즈, 푸들, 시추, 요크셔테리어 같은 작은 녀석도 있지만 그레이 하운드나 플란더스의 개처럼 큰 개들도 있다.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거나 아파트 단지 내에서 마주치는 반려견에 대해서는 호불호를 떠나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엘리베이터에서는 작은 개는 안고 타는 사람도 많다. 조금 큰 개는 그렇게 하지 못해서 적절하게 줄을 잡고 보호를 해서 동행하는 주변 사람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간혹 부주의하게 풀어놓는 사람도 있다.
"엄마 무서워" 하면서 엄마 뒤로 숨는 아이에게
"우리 애(개)는 안 무서워"라고 하고 그냥 있는 견주를 볼 때 조금은 어이없다. 최소한 줄을 조금 짧게 하거나 몸 뒤로 보내줘야 할 것 같은데 아쉽게도 그냥 있는 모습이다. 내가 보기에도 별로 무섭지 않다. 하지만 성인의 반밖에 안되고 여린 심성의 어린 생명체의 눈에는 우리와 다르게 보일 것이다. 어른 눈에 고양이같이 작아도 아이 눈에는 호랑이처럼 커 보일 수 있다. 그럼 무섭지
반려견을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차원이 아닌데. Yes는 Yes고 No는 No 이듯이 보는 사람이 무섭다고 느꼈으면 무서운 게 맞다. 무섭다고 느낀 사람이 아이거나 어른이거나를 막론하고 말이다.
반려견, 반려묘, 반려식물 심지어 최근에는 반려 문구까지 봤다. 반려(伴侶)는 짝이 되는 동무라고 의미를 너머 서고 있다. 조금씩 개인화되고 개별적인 삶 속에서 심리적인 동반자 역할을 하는 반려동물을 타인과 공생하려면 반려동물과 함께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나에게 소중함 만큼 타인에게도 존중받고 대우받으려면 반려동물의 주인의 역할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반려동물은 행동으로 말을 한다. 행동을 통역해주는 사람은 변려동물의 동반자들이다. 반려동물의 행동을 오해하지 않도록 타인들에게 '통역' 해 주어야 한다. 또 필요할 때는 반려동물을 잠시 멈추게 해야 할 때도 있다. 자신에게는 깜찍하게 사랑스러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는 끔찍하게 공포스러울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반려(伴侶) 동물들이 반려(返戾)되지 않도록 각별히 서로서로 신경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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