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사람

by hanxs

광화문 광장을 자주 다녔다. 과거형인 이유는 최근에 8.15를 깃점으로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 사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심리적으로 조금 거리를 두고 있는 편이다. 광장에 다양한 군중의 소리를 묵묵히 듣고 있는 두 분이 계시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이 사용하는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과 국난을 극복한 이순신 장군이다. 예전부터 두 분을 존경하지만 더 많은 분들이 광장에 입성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더 다양하고 다른 방면에서 지표가 되는 분들에게도 기회의 제공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초등학교 때 아버지께서 삼성당 출판사에서 나온 세계위인전집 50권짜리를 사 오셨다. 거실 책장을 가득 채운 책은 하루면 한 권을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었다. 한 권에 서너 명의 위안을 넣었다.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으나 '카이사르, 안토니오스, 클레오파트라' 이런 식으로 시대가 비슷한 위인을 한 권속에 담았다. 정확하게 숫자를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100명이 넘는 세계의 유명한 위인을 알게 된 책이다. 어릴 적 독서의 기억이 성인이 돼서도 밑거름이 되었는지 종종 주입식 교육의 좋은 예로 역사와 세계사에서 제법 좋은 점수를 맞은 기억이 있다. 그때는 누구를 좋아하는지를 묻기도 많이 물었고 대답도 거침없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좋아했던 것 같다. 천재성에 매료돼서 어릴 적에 그의 발명품 중에 간단한 날개치기 비행기를 만들어 본 기억이 있다.


지금은 누군가 묻지도 않겠지만, 대답할 만한 위인이나 롤 모델이 제대로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릴 때처럼 '다빈치'라고 대답할 수 있겠지만 왠지 지금은 조금 더 다른 사람, 다른 답변을 해야 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그렇게 가 닿기 힘든 위인 말고 존경할 만한 어른 같은 사람도 없다. 현실을 알게 되면서 선뜻 나의 색을 보여주는 것을 꺼리는 이유일지 모른다. 정치인에 대한 선호에 대한 것부터 일반의 사람에 대한 호불호에 대해서도 논쟁이 되는 걸 꺼리다 보니 '한 사람'을 통으로 좋다 싫다를 말하지 않은지 오래됐다. 무결한 사람은 없지만 더더욱 작은 흠결이나 내 눈에 아닌 결함도 보는 이에 따라서는 하이에나의 먹잇감처럼 질기게 물어뜯다 보면 치명적인 결점으로 보인다. 정치 쪽에서 많이 쓰는 양비론이나 혐오를 만드는 전략이기도 하다.


그래도 존경할 만한 사람이 있다는 건 삶이 조금 건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우상화할 것이 아니라 조금 나은 점을 가진 위인에게서 취할 수 있다면 취하는 게 조금 나은 삶으로의 한 걸음이다. 그러다 보면 나도 누군가에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순기능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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