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보기 아니 보여주기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가 남의 삶의 엿보는데 재미를 더하고 있다. 엿보는 방식이 남의 담을 너머를 보는 물리적 엿보기 보다도 훨씬 내밀하고 즉각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한 편에서는 보여주고 한 편에서는 보고 있다. 서로의 뜻이 맞아떨어진 합의에 의한 행태이지만 어딘지 부자연스러운 건 내 태생의 성격일 게다.
엄밀하게는 엿보기라는 말이 맞지 않다. 몰래 보는 게 아니다. 카메라를 설치하고 관찰하는 방식이다. TV에서 관찰형 프로그램에서는 엿보기라기보다는 보여주기라는 편이 맞아 보인다. 자연스러움과 솔직함으로 위장한 논픽션인 듯 무장했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철저하게 '상업적' 옷을 입은 픽션이다.
어설프게 운동하면서 몸이 둔한 모습을 희화하는 장면에서 재미를 느끼고 일상의 간단한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얻는 묘한 카타르시스 같은 상황에 순간은 웃지만 이후에 오는 허탈감은 지울 수 없다.
연예인으로 운동선수로 분야의 정상에 올랐지만 저런 간단한 일상의 일도 못한다는 사실에 왜 쾌감을 얻어야 할까 부러움의 반대급부가 아닐까 싶다. 저들도 어쩔 수 없는 사람이고 우리의 이웃과 다를 바 없다는 공감, 더 나가서는 내가 더 낫다는 우월감 등등
1시간 재미있고 잡념을 잊게 하면 그만인 TV 프로그램에 뭐 그리 많은 의미를 두냐고 할 수 있겠지만 남의 삶을 엿보느라 내 삶을 못 챙길까 하는 걱정이 생겨서 그런다.
TV라는 앵글로 보이는 모습이 진짜라고 믿지 말자. 좋든 싫든 TV에 그들은 '일(Work)'하고 있는 중이다. 그들은 일상처럼 꾸민 작업의 현장을 보여주는 대가로 수익을 얻는 사람들이다. 물론 그들이 거짓으로 보여준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적어도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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