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찍... 현관 앞에서 테이브 뜯는 소리가 들렸다. 밤새 배송된 물건을 개봉하는 소리다. 아침 배송은 응당 아침 언박싱이 수반된다. 졸린 눈을 비비며 작업 현장으로 향했다.
"뭐야? 뭘 시킨 건데?"
"아니, 반품하려고 포장 중이야"
언박싱이 아니라 리박싱하는 중이었다. 얼마 전에 인터넷으로 신발을 구매했는데 사이즈가 맞지 않아서 재포장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르다. 이런 면에서. 나는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품목이 정형화돼 있다. 온라인으로 구매하 든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든 동일한 물건들만 구매한다. 약간의 가격차이가 있고 배송되어 오는 편리함이 있지만 우선순위는 오프라인이 먼저다. 이런 패턴에 비해서 아내는 우선 온라인에서 구매하기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품목도 다양하고 거의 모든 이라고 해도 될 만큼 범위가 넓다. 생필품인 화장지, 쌀, 우유, 달걀, 고기 같은 신선 식품은 물론이고 옷, 신발, 화장품까지 경험재이면서 사이즈가 있는 물건까지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또 하나 특징은 반품을 쉽게 한다. 긍정으로 보면 쿨하게 반품하는 것이고 부정적으로 보면 그냥 한 번 사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반납하는 수준이다.
궁금해서 물었다. 신발이나 옷 같은 건 직접 입어보고 신어봐야 하는 거니까 확률이 높지 않은 거 같은데 매장에서 사는 거 어때?라고 완곡하게 말하면 반품이 편리해서 지금이 좋다는 말이 되돌아온다. 실제 매장에서는 점원과 대면하면서 반품하는 게 부담인데 '비대면' 쇼핑에서는 자유롭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긴 우리 둘 다 백화점에서 점원이 옆에 있으면 부담스러워서 쇼핑이 안 되는 공통점이 있다. 더 심한 게 아내 쪽이긴 하다.
시대를 앞서간 비대면 쇼핑의 선구자
반품하는 품목은 구두다. 지난여름에 백화점에서 구매했던 브랜드라서 오프라인에서 검증되었기에 디자인과 사이즈를 보고 인터넷으로 구매했는데 결국 사이즈 문제로 되돌려 보내는 것이다. 235 사이즈의 연한 살구색의 통굽 구두를 신어 봤는데 딱 맞다. 맞춤처럼 딱 맞는데, 너무 딱 맞는 게 문제다. 신고 보기에는 좋은데 걸으면 불편하다. 며칠 후 교환해서 돌아온 240을 신었다. 맞다. 맞기 맞는데 낙낙한 편이다. 걸으면 한여름 멍멍이처럼 헐떡 헐떡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정사이즈는 237이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입 밖으로 내는 모험을 감행하지는 않았다. 무슨 소리를 들을지 알고 있기에. 230을 신고 좀 다니면 편해질 것이라는 희망과 현실의 아픔을 공존하는 답을 내놨다. 처음부터 235를 신고 싶어 하는 걸 알았다.
빈도 : 1일 = 1
관심 : 최고 1, 최하 0.1
사이즈 차이 : 1 밀리미터 = 1
5 밀리미터가 주는 영향이 얼마나 될까?
빈도와 관심이 얼마나 투입하느냐가 영향에 결과값을 좌우한다.
빈도 * 관심 * 사이즈차이 = 신발 영향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신는 좋아하는 신발
50*1*5 = 250
1년에 한두 번 사용하는 신발인데 2센티미터나 크다면 그냥 참을 만하다.
1*0.1*20 = 2
날마다 신는 신발이 불편하다면?
200*1*10 = 2000
이렇게 보면 자주 신고 좋아하는 신발이 사이즈가 맞지 않는 건 아주 치명적이다.
#hanxs #신발공식 #온라인쇼핑 #반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