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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토피아 Dec 23. 2019

신혼집 찾아 삼만리

신혼집을 구하러 헤매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가장 돈이 많이 드는 영역은 어디일까?

바로 신혼집 일 것이다.

기본 억 단위인 집 구하기, 결혼 준비를 하는 커플에게는 대부분 큰 부담이 되는 일이다.

우리 커플은 결혼식이 10월인데 신혼집은 결혼식 훨씬 전인 1월쯤에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내가 혼자 자취하던 원룸이 너무 좁고 불편해서 신혼집을 먼저 구해서 이사를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결혼 전에 둘이 먼저 같이 살아보기로 하였다.

먼저 부모님께 결혼 전에 미리 이사를 해서 같이 동거를 해도 될지 허락을 구했다.


"결혼 전에 동거라니 절대 안 돼!"


라고 반대를 할까 봐 걱정했지만

의외로


"그래, 너희가 사귄 지 12년이나 되었고 결혼까지 약속했으니 너희 편한 대로 하렴"


이라는 쿨한 대답을 들었다.

오랜 기간 연애를 하니


'얘네는 웬만하면 안 헤어지겠다'


라는 부모님의 절대적인 신뢰가 쌓인 셈이다.

부모님의 허락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우리의 신혼집 장소를 물색해 보았다.

내 직장이 과천 근처이고 오빠의 직장은 동대문 역사공원역이라서 4호선 근처에 집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서울은 역시 집 값이 어마어마하다.

사당, 이수 쪽은 소형 아파트도 매매가가 기본 7억 이상이고 전세도 4~5억 이상이었다.

그래서 서울 쪽에 집을 구하는 것은 빠르게 포기하였다.

다행히 내 직장은 경기도 쪽이라 4호선 근처면 경기도 쪽으로 내려가도 출퇴근에 큰 불편이 없어 보였다.

과천에 살게 되면 제일 좋겠지만 과천은 제3기 신도시로 선정되어서 집값이 강남보다 비싼 곳도 많았다.

그다음으로 평촌 쪽을 알아보았다.

알고 보니 평촌도 학원가가 유명해서 경기도 쪽에서 집값이 비싼 편이었다.

20평대 아파트가 매매 4억(전세 3억) 정도 나갔는데 우리 형편으로는 부담이 많이 가는 가격이었다.

그래서 좀 더 내려가서 금정과 산본 쪽으로 가니 1억이 내려간다.

집을 구하면서 신기했던 게, 서울에서 2~3 정거장 멀어질수록 1억씩 집값이 내려갔다.

대략 매매가가 20평 소형 아파트 기준으로 평촌 4억, 산본 3억, 안산 2억 정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안산은 서울에서 너무 멀어서 산본과 금정 위주로 집을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산본과 금정역 근처의 아파트는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뒤 부동산에 연락해서 집을 둘러보기로 하였.

그동안 원만 구해보았지 아파트를 구하는 건 처음이라서 '집 구하기 선배님' 이신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서 엄마와 나, 남자 친구 셋이 함께 집을 알아보러 갔었다.

금정역 근처부터 알아보았는데 처음에는 엄마는 금정역에서 집을 구하면 GTX가 연결돼서 집값이 많이 오를 거라는 정보를 들으시고 우리 보고 금정역 근처 집을 사는 것을 많이 추천하셨다.

그러나 막상 금정역에 가보니 아파트가 적은 편이었다.

또한 유흥업소가 많고 시끄러울 것 같아서 신혼부부가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고 매물도 거의 없어서 한 군데 둘러보고 바로 산본역으로 이동하였다.

산본역은 1기 신도시라서 중심상가 위주로 아파트가 많은 편이고 소형평수가 많아서 신혼부부가 살기 적합해 보였다.

집을 구할 때 우리 커플이 주로 고려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올 수리된 집일 것

- 산본 주변은 1기 신도시여서 아파트들이 25년 이상으로 대부분 오래된 아파트 들이다.

그렇지만 수리가 된 아파트는 새 아파트 못지않게 내부가 깔끔하다고 한다.

물론 수리가 안 된 아파트를 더 싸게 구매해서 우리가 원하는 집으로 인테리어를 새로 해도 되지만

인테리어까지 신경 쓰기에는 시간도 없고 번거롭기도 하였다.

그래서 최대한 인테리어가 이미 되어있는 올 수리된 아파트를 찾기로 하였다.


2. 역에서 도보로 10분 이내 일 것

- 우리 커플은 주로 지하철을 타도 출퇴근을 하기로 해서 역과의 도보거리가 중요하였다.

그래서 역에서 너무 멀지 않은 곳 위주로 알아보았다.


3. 꼭대기나 1층은 피할 것

- 꼭대기층이나 1층은 저렴하지만 꼭대기 층은 너무 덥거나 춥고, 1층은 사생활 침해 문제가 있어서 최대한 피하기로 하였다.

1층 아파트 알아본 곳 중에서 내부 인테리어를 너무 예쁘게 한 곳이 있어서 순한 혹하긴 했지만 결국 1층이라서 포기하기로 하였다.


4. 남향일 것

- 사실 우리는 집 방향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엄마가 남향인 집이 햇빛이 잘 들어서 안 춥고 좋다고 해서 강력하게 추천하셨다.

그래서 남향인 곳 위주로 집을 알아보았다.


5. 방 2개 이상 일 것

- 둘이 사는 집이어서 나는 방 1개, 거실 1개의 17평 정도의 아파트도 괜찮다고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오빠는 나중에 애기가 생기면 너무 좁을 것 같다고 적어도 방 2개 이상 20평 이상의 아파트를 원했다.

엄마도 방 2개 정도 있는 게 침실과 서재로 방을 쓸 수 있어서 편하다고 하셔서 방 2개 이상의 집으로 합의를 하였다.


이런 기준을 중심으로 산본역 근처에 집을 찾아보았다.

처음에 마음에 들었던 집은 산본역 도보 3분 거리의 아파트였는데 24평 기준 2억 후반대로 가격도 위치도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부동산 중개사가


"이 아파트는 거실벽에 튀어나온 공간이 있어서 못난이 구조인 단점이 있어요."


라고 하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신경이 쓰이지 않았던 튀어나온 벽이 너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못난이 구조'


라는 말이 머릿속을 맴돌기 시작했다.


"못난이 구조 때문에 이 집은 안 되겠어. 살면서 계속 마음에 안 들 거 아냐."


라고 오빠가 먼저 말을 꺼냈다.

나도 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에 바로 다른 집을 알아보았다.

특히 감사하게도 엄마가 의욕적으로 열심히 알아봐 주셨다.

너무 열심히 찾아봐주셔서


"엄마, 오늘은 그만 봐야 될 것 같아요. 벌써 10군데나 봤어요. 헉헉."


이라고 하며 집을 그만 찾아볼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엄마는


"한 군데만 더 알아보자"


라고 대답하셨.

그렇게 10군데 집을 둘러보고 11번째 집을 봤을 때 정말 마음에 드는 집이 나타났다.

남향이고 중간층이며 올 수리가 된 집이었다.

특히 부엌 쪽에 다용도 실을 터 놓은 집이어서 집이 넓게 보이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위치도 역에서 도보 10분 거리로 좋은 편이었다.

엄마도 이 정도 집이면 신혼부부가 살기에 좋아 보이신다고 하셨다.

그러나 더 마음에 드는 집이 있을 수도 있기에 당장 계약을 하지는 않고 좀 더 알아보고 계약을 하기로 하였다.

우리 부부가 집을 구하면서 고민했던 다른 한 가지는 전를 할지 매매로 살지 였다.

전세로 하면  아무래도 보증금을 나중에 돌려받기 때문에 부담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엄마는 예전에 신혼집을 매매로 사셨고 그때 집값이 올라서 나중에 큰 집을 구할 때 도움이 많이 되셔서 전세로 살면 이사 다니는 것도 일이라고 하시며 매매를 적극 추천하셨다.

우리는 집 값이야 오르면 당연히 좋겠지만 투자목적이 아니라 주거 목적의 신혼집이기 때문에 전세를 생각했지만 엄마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매매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우리 부모님은 신혼집은 매매로 사셨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서울로 이사를 오시고 계속 전세를 살게 되었다.

그래서 어렸을 때 이사를 10번 넘게 해서 이사는 지긋지긋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기 때문에 대출을 좀 더 받아서 이사 걱정이 없는 점도 매매로 집을 사기로 결정한 이유 중에 하나였다.

나중에 다른 곳을 좀 더 알아봐도 마음에 들었던 11번째 집보다 괜찮은 곳이 없어서 이 집으로 계약을 하기로 하였다.

우리 부부는 공동명의로 집을 계약을 하기로 하였는데, 계약을 하고 서명을 하니 처음으로 내가 산 집이 생겨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이내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대출금을 못 갚으면 어떡하지? 이자도 생각보다 높네. 이러다가 하우스 푸어가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은 많았지만 그래도 꼼꼼히 알아보고 결정한 만큼 잘 살아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돈이야 아껴서 더 벌면 되는 것이니깐 말이다.

또한 내 집처럼 열심히 집을 같이 보러 다니신 엄마께도 감사를 드린다.

확실히 엄마는 우리 부부가 놓친 부분을 꼼꼼히 보셔서 좋은 집을 구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신혼집, 우리만의 첫 보금자리가 생기게 되었다.

11번 만에 찾은 우리의 신혼집



신혼집, 막상 계약하고 나니


1. 가능하다면 부모님과 함께 집을 보면 많은 조언을 받을 수 있어요.


2. 부부가 원하는 집에 대한 기준을 먼저 세우고 집을 찾으면 더욱 마음에 드는 집을 찾을 수 있어요.


3. 전세와 매매의 장, 단점을 고려하고 전세와 매매 중에 결정하는 것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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