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와 율

비산(飛散)

by 한 율

봄의 온기도 느끼지 못한 채 흐르는 찬 시간들을 딛고

깨진 조각들 사이로 발을 끌며 읊조리는 몇 마디

'꿈을 크게 꿔라. 깨져도 그 조각이 크다.'


우리의 젊음이 한 때이며 시간이 쏜살같이 흐른다는 건

당사자가 되기 전까지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일 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을 흘려듣는 것처


겪어보지 전까지는 결국엔 귓가에서 흩어 작은 조각들

산산조각 나는 뾰족한 시간들을 즈려밟고 똑바로 서서

발바닥 굳은살 사이로 파고드는 알알히 박히는 감각


비정형으로 조각난 것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한다는 건

수없이 깨져 잃어버린 원형질을 안고 살아가는 것

조각이 고운 가루가 돼 잔잔한 파도가 거두어 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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