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와 메모

반지하 파라다이스

by 한 율


번화가의 밤거리.


전단지가 거리에 수북이 쌓여있다.


사람들의 손에서 떠나는 전단지들.


전단지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대신 길바닥에 뿌리는 사람들도 보였다.


검은색 길바닥은 점차 강렬한 색깔의 전단지들로 여러 색을 띠기 시작했다.


어느 길목에는 전단지가 겹겹이 쌓여 얇은 층을 이루었다.


전단지에 발이 미끄러져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종종 보였다.


끊임없이 쌓여가는 전단지들.


낙엽이 진 길을 걷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어둠의 티끌이 남아있는 한, 전단지는 계속 쌓여 것이다.


집에 돌아오니 방 한편에 어지럽게 널브러진 메모지들이 쌓여있었다.


노란색 포스트잇 종이들을 보며 새벽에 본 전단지 무더기가 떠올랐다.


퀭한 눈으로 메모 뭉텅이를 헤집어 손에 잡히는 대로 메모들을 읽어보았다.


주로 성공이나 희망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포기와 좌절대신 도전과 끈기를 강조하는 글귀가 대다수였다.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는 한, 메모는 계속 쌓여갈 것이다.


각기 다른 시간, 오늘도 전단지와 메모는 쌓여나간다.









keyword
이전 12화꽃이 피었다,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