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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계절의 문턱에서 돌아보는 봄풍경

by 한 율
사진: Coreart(한 율)


봄에서 여름으로 지나가는 계절의 길목에서


올해의 봄날씨는 유달리 변덕스러웠다. 꽃이 피는 시기에도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더니 갑자기 초여름 날씨로 변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풍경 속에서 지나간 봄의 풍경을 다시 조명해 본다. 이번에 소개하는 풍경들은 핸드폰 카메라와 디지털카메라로 찍었다.


디카로 찍은 사진은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섬세하게 풍경을 담을 수 있지만, 항상 가지고 다니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길을 걷거나 러닝을 하며 달리는 등 일상에서 마주한 대부분의 풍경은 핸드폰 카메라로 찍곤 한다. 첫 번째로 소개하는 사진 또한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 것이다.


벚꽃이 지고 난 뒤 여러 겹으로 겹쳐서 피는 겹벚꽃. 초저녁 러닝을 하다, 만개한 겹벚꽃을 발견하였다. 최근 겹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을 들어 눈앞에 핀 꽃이 겹벚꽃임을 눈치챘다. 정한 흐름을 유지하머 뛰다가 갑자기 멈추면 페이스가 흐트러지지만, 사진으로 겹벚꽃을 담기 위해 발걸음을 잠시 멈췄다.


겹벚꽃을 찍고 나서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찍은 사진을 살펴보았다. 저녁에 찍은 풍경이지만, 새벽녘의 분위기가 어렴풋이 담겨있었다. 여러 시간대가 중첩된 것 같은 풍경을 좋아한다. 그래서 동이 트기 전, 새벽에 만개한 겹벚꽃의 느낌이 나도록 사진을 편집해 보았다.


사진: Coreart(한 율)


꽃이 지고 잎이 나는 과정


꽃은 영원히 피어있을 수 없다. 꽃이 저무는 것은 필연적이다. 그래서 꽃은 생명의 유한성을 상징하는 소재로 미술에서 자주 쓰인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는 꽃이 지면 푸른 잎이 피어난다. 이는 계절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의 과정이다. 꽃이 피고 지며 변화하는 봄의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 연분홍색 꽃이 진 자리에는 초록 이파리가 라나고 있었다.


사진: Coreart(한 율)


밤 중에 핀 한 아름드리 수국꽃


한밤중 숲 속에 피어있는 수국꽃을 발견했다.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려 찍은 순백색의 수국. 초록색 잎사귀들 사이에 둥근 공모양의 수국꽃이 주렁주렁 맺혀있다.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만개하는 하얀 수국꽃을 보면 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곤 한다.


사진: Coreart(한 율)

골목가에 핀 하얀 수국


밤에 피어있던 수국꽃에 이어 낮에 핀 수국의 사진도 함께 올린다. 길을 걷던 와중에 골목가에 피어있는 하얀 수국꽃을 발견하였다. 누르스름한 연베이지색의 골목 담벼락과 수국의 대비가 조화로웠다. 오밀조밀 둥그스름하게 뭉쳐서 핀 수국을 보면 실뭉치, 주먹밥, 야구공 등 다양한 사물이 연상된다.


사진: Coreart(한 율)


봄의 대명사, 벚꽃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벚꽃. 순백색의 벚꽃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보았다. 디카의 초점이 흔들려 원래 의도했던 것과 달리 선명한 상을 얻는 데에는 실패하였다. 그렇지만 눈꽃처럼 핀 벚꽃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여 소개한다. 벚꽃이 만개했을 때가 불과 며칠 전인 것 같은데 어느덧 여름의 초입에 와있다.


사진: Coreart(한 율)


다양한 빛깔의 화려한 철쭉꽃


다양한 색의 꽃이 피는 철쭉. 연분홍, 보라색, 흰색의 철쭉꽃이 한데 모여있는 풍경을 사진으로 담았다. 둥그스름한 진달래 꽃은 수수한 느낌이 드는데 비해, 좀 더 뾰족한 꽃잎을 가진 철쭉꽃은 화려한 느낌이 든다. 여러 색의 철쭉꽃 중 흰색 백철쭉을 가장 좋아한다. 가까이서 백철쭉을 보다 보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사진: Coreart(한 율)


화려한 핑크빛의 미철쭉


각양각색의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는 봄. 봄 하면 떠오르는 장미꽃을 빼놓을 수 없다. 장미를 보면 지난겨울 도쿄여행에서 보았던 백장미가 떠오른다.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야외에서 꽃을 피운 장미꽃을 보았기 때문이다. 벚꽃처럼 꽃잎이 겹쳐서 피는 장미철쭉. 선명한 핑크빛의 꽃을 접사 사진으로 찍어 보았다. 장미철쭉은 꽃이 피는 방식과 모양이 화려했다. 층층이 쌓인 꽃잎들이 카네이션을 떠오르게 한다. 앞으로 다가올 계절에는 어떤 꽃들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을 기대해 본다.


사진: Coreart(한 율)
사진: Coreart(한 율)
사진: Coreart(한 율)

산에 핀 진달래꽃


산중에 핀 진달래. 다섯 개의 연분홍빛 꽃잎. 수수한 인상을 주는 진달래꽃을 디지털카메라 사진으로 담았다. 겨울이 풍경이 여남은 공간에 먼저 봄을 알리는 꽃. 어릴 적에 진달래 전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 그렇기에 진달래꽃을 보면 무언가 아련함이 감돈다. 이러한 감정을 전달하고자, 노을빛이 스민 진달래 꽃잎에 포커스를 맞춰 사진으로 담았다.


사진: Coreart(한 율)
사진: Coreart(한 율)


저무는 계절을 돌아보며


뭇가지에 걸린 해가 산 뒤로 넘어가는 풍경. 저무는 노을을 볼 때처럼 돌아보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과 계절.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길목에 서서 지나간 봄을 다시 조망해 보았다. 벚꽃이 저문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어느새 주변의 풍경은 초록빛으로 변해있다. 흐르는 계절 속에서 변화하는 풍경과 우리의 삶. 자연의 풍경을 포착하고 이를 글로 기록하며 변모하는 삶의 양상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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