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앤 온리

by 한 율
유일한


1.


원 앤 온리. 유일한 무언가를 좇거나 혹은 유일한 무언가가 되기 위하여. 스스로 유일하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대답하려는 순간, 생각이 일면 무언가에 꽉 막힌 듯이 답을 가로막는다. 유일한 삶을 살아가려 하는 과정에서도 어쩌면 유일하지 않게 보일 수 있다. 이에 더해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외부에선 정반대로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한 상황을 마주하였을 때 '이 또한 다른 누군가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인가'라며 그동안 남긴 발자취를 다시 돌아보았던 기억이 있다. 일순간 힘이 쭉 빠지자, 서늘한 한기가 주변을 감돈다. 지나간 나날을 곰곰이 돌이켜 본다. 과연 정말 유일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파도치듯 그 뒤로 다른 질문이 몰려온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위하여? 의문이 자리 잡으면 대낮이라도 우리는 길을 잃는다. 무언가 급히 대꾸할 말을 찾다가 이내 답하기를 그만둔다. 유년 시절에는 '유일함'을 '특별함'이라는 단어로 치환하여 생각했었다. '1'이라는 속성이 무언가 특별해 보기 때문이다. 들 한 때 마음속에 품고 살았던 '1'이 존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특정한 영역에서 1등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적이 있을 것이다. 대체로 '1'이라는 숫자로 등수 경쟁을 하며 커온 아이들은 커서 일을 하는 어른이 된다. 일로 점철된 인생 속에서 '우리의 삶은 유일하다.'라는 말은 무익해 보인다. "지금에 와서 굳이?"라며 볼멘소리의 대답이 퉁명스럽게 돌아온다.


그럼에도 득바득 나름의 하나를 부여하며 삶을 살아왔고 생각한다. 설령 그 하나 또한 판에 박힌 복사본이라고 할지라도. 어두운 겨울밤, 눈이 두껍게 덮인 새하얀 설원을 걷는 것처럼 그동안 다른 이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단한 여정이 모두 부정되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변호해 본다.


혹여나 다른 이가 먼저 지나갔더라도 매서운 눈보라가 먼저 남긴 발자국을 금세 지워버렸을 것이다. 물론 이 또한 마음에서 솟아난 하나의 원. 그것이 정답이라고 확언하기 어렵다. 그저, 단 하나의 생각. 여러 가지 원들이 맞물려 돌아가는 하루 속 하나의 상념 또한 유일하다고 할 수 있까.


숫자와 수량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원. 한 명의 사람으로 살아가며 그것이 과연 유일한 삶인지 묻는다면 하나 이상의 생각이 일어난다. 한 번의 인생을 살아가지만, 유일한 무언가로 살아간다는 것은 단순하게 삶을 영위하는 것과는 별개로 느껴진다. 어린 시절에 생각했던 것처럼 대단히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단 하나뿐인 '원 앤 온리'처럼 오직 단 한 번뿐인 우리의 삶. 주홍빛 노을을 산개하며 저물어가는 태양처럼 기억의 저편으로 넘어갈 하루가 남기는 삶의 궤적. 밤은 여명이 깃든 저녁 하늘을 검게 뒤덮고, 우리의 기억은 지금 하는 생각들을 모두 까맣게 잊어버릴 것이다. 불현듯 어느 날 다시 유일한 무언가를 품고, 하루를 이어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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