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 그때의 너에게 : 시간을 건너 부르는 노래

ep8회. 가을의 미련

by 하오빛


하오빛라디오 그때나로 vol1 노래듣기


이 노래와 연결된 브런치북



남들보다 먼저 밟고 싶은 낙엽,

그 감촉에 반해

난 아직 가을의 입구 어딘가

벤치에 앉아

바람 따라 흔들리는 마음 정리 중


귀뚜라미 한 마리 울음소리

마치 “괜찮아”라고 말하는 듯

아직 익지 못한 열매처럼

나도 준비 안 된 채 떨어졌지


하지만 그 안에도 색이 있었어

바로 이 계절의 빛깔이었지

누구도 못 본 내 마음의 그늘

자연은 이미 알고 있었더라


(잊혀질까 봐, 괜히 더 조급해져)

(낙엽처럼 너도 날 떠날까 봐)

(빛을 잃은 채 굴러다니는 맘)

(잡을 수 없어, 난 또 멍하니 바라봐)


(너의 빛이 조용히 사라져가)

(내 맘도 그걸 따라 흐려져가)

가을은 항상 그런 식이야

조용한 퇴장, 소리 없는 안녕


푸르렀던 날들 위에

차갑게 내리는 변화

그걸 너는 낙엽처럼

한 장 한 장 떨궜을 뿐인데

왜 나는 아직도 그걸 주워 담고 있어


한때는 그 고목도,

수많은 시선을 받던 시절이 있었겠지

근데 지금은 조용히

잎을 내려놓고 있어, 귀찮은 듯이


그게 꼭 너 같았어

지쳤던 마음, 천천히 놓는 중

누구는 몰라도

나는 알아, 그 속마음이 얼마나 다정했는지


잡풀 위 낙엽처럼

빛 잃어도 여전히 그 자리

구석에 뒹굴던 그 모습에서

난 네 진심을 봤어, 진짜로 봤어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너,

참 단단했어

바람 앞에 주저앉은 게 아니라

스스로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였어



(조용히 멀어지는 계절 속에)

(내 마음은 아직 머물러 있어)

(놓아버린 것 같아도 남아있는 너)

(그건 사랑이었어, 진짜였어)


가을은 그렇게 다가와

그리고 조용히 사라지지

근데 너는,

그 안에서 끝까지 따뜻했어


그래서 지금의 내가 있어

그때의 너야,

고맙다.

keyword
화, 목,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