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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h haoh 오하오 Aug 28. 2024

[책리뷰] 협력은 배반을 이긴다 - 협력의 진화

협력의 필수 조건은 응징이다. 리처드 도킨스 서문, 최재천 추천

리처드 도킨스의 추천으로 이 책을 구매해서 읽었다.


요즘 나는 공동체에 관심이 많다. 예전에는 '도전'이 나에게 첫 번째 가치였다면, 지금은 '공동체'다. 복잡해져가는 세상에서 혼자는 더 살 수 없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협력하고 함께 하는 것의 소중함을 느낀다.


내가 관심있어 하는 진화와 공동체를 협력과 관계 지어 설명하는 책이라고 하니 주문한 순간부터 정말 기대했던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최재천 교수가 추천했다. 내가 국내 박사님들 중에서 몇 안 되는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출판한 지 오래되었다. 2012년도에 번역된 책이다. 그러나 지금에라도 읽게 되어 영광이다.

이 책은 쉽게 읽히며 게임이론과 죄수의 딜레마 이론으로 설명을 해서 재밌다. 그리고 내용은 236쪽까지로 크게 부담도 없다.


놀랍게도 협력의 필수 조건 중에서 하나는 응징이다.


무조건적인 도움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협력했을 때 다른 사람도 나에게 협력해야 한다.


 그러면 아주 좋은 관계가 유지가 된다. 그러나 내가 협력했지만, 다른 사람이 협력을 하지 않는다면, 안타깝지만, 더 이상 내가 그 사람에게 협력을 하면 안 된다. 나는 흔히 말하는 호구가 될 수 있다. 나를 이용하려 하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사랑은 이용당할 뿐이다.


영어의 Thank you의 어원이 실감 난다. 고맙다는 것은 Think you. 에서 나온 말이라고 들었다. 이 말이 진실이 아니라도 참 마음에 든다. 당신의 고마움을 생각하겠다는 뜻이다. 우리가 고마움을 받으면 기회가 있을 때 갚아야 한다. 그것이 고마움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4가지다


내가 협력하고 다른 사람도 협력하는 경우: 공동체적인 사회

내가 협력하고 다른 사람은 배신하는 경우: 개인적으로는 가장 나쁘다. 호구

내가 배신하고 다른 사람은 협력하는 경우: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다.

내가 배신하고 다른 사람도 배신하는 경우: 슬프고 불행한 사회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서로 협력하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나만 협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협력보다 배신을 선택하는 사람이 있다면 공동체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배신을 했을 때 즉각 응징해야 한다.


즉각 응징을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판단력이다. 내가 협력했을 때 저 사람이 협력하지 않고 배신하는 것이 실수는 아닌지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을의 관계에 있는 경우 반강제적인 그러한 상황에서도 협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래도록 함께 하기 위해서는 나의 호의를 갚지 않는 사람과는 멀리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그 사람은 계속해서 나를 이용하고, 또 다른 누군가를 이용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러한 이야기를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바탕으로 풀어낸다.

나는 협력적인 사회가 되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사회를 만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처음에는 무조건 협력하라.

이후에는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하라

상대방이 협력적이면 계속 협력을, 상대방이 배신을 하면 나도 배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이 있다.


그 사람과 오래도록 함께해야 한다. 한 번만 보고 보지 않을 관계라면 언제든 배신의 기회를 노릴 것이다. 보복이 없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함께하더라도 미래의 가치가 커야 한다. 지금의 배신에 대한 대가가 너무 크다면 협력이 소용없다.


그래서 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오랜 관계와 미래의 가치가 중요하다. 레임덕, 또는 학년말 학급의 분위기가 흐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들은 더 이상 선생님에게 협조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공동체에서 혼자만 협력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행동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협력적인 작은 그룹만 있어도 그 사회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결국 협력의 그룹은 적자생존의 진화처럼 공동체 전체를 협력으로 물들일 것이다.


책의 내용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상대방과 협력을 성공을 이끄는 특성 4가지


신사적: 상대가 협력하는 한 거기에 맞춰 협력한다.

보복적: 상대의 예상치 않은 배반에 응징한다.

관대함: 응징한 수에는 용서한다.(응징은 살짝 작은 것이 좋다. 0.9 정도. 그래야 무한 응징의 지옥에 빠지지 않는다.)

명료함: 나의 행동 패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행동을 명확하게 한다.


위의 내용과 비슷하지만, 개인의 선택에 도움을 주는 조언으로는


남의 성공을 질투하지 마라

먼저 배신하지 마라

협력이든 배반이든 그대로 되갚아라.

너무 영악하게 굴지 마라


협력이나 배반은 둘 다 자기 강화적이다. 협력을 할수록 더욱 협력하게 되고 배반할수록 더욱 많이 배반하게 된다.


나는 사피엔스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고 좋다. 나는 이 공동체를 믿고 언제든 협력으로 관계를 시작하고자 한다. 그러나 지속적인 협력을 위해서는 배신을 허락하지는 않겠다.(참 어렵긴 한데 작은 응징이라도 하도록 해야겠다. 내가 아닌 사회를 위해서~)


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협력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나부터 협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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