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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수학]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을까?

안 변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아?

by Oh haoh 오하오

사람이 변했어.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안 변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아? 모든 것들이 변하는 세상에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수 있을까?


그렇다.


사람은 잘 안 바뀐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것은 바뀐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 속도는 빨라지고 변화는 양도 많아진다.


우리는 변화의 홍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적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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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때는 맞아도 지금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과거의 정답이 지금의 오답이 되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면 과거에 내가 최선을 다한 판단을 했다면 지금 틀리더라도 후회할 필요는 없다.

이름에 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이름은 진화와 관련 있다. 그리고 진화는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다. 지금 당장 생존이 중요하다. 그래서 즉흥적이다.


진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잠깐 북극곰 이야기를 해보면


하얀 북극곰이 살 공간이 부족해 힘들어하는 사진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얀 북극곰이 예전에는 눈이 덮인 지역에 적응했지만, 나중에 눈이 모두 녹으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온통 초록 숲으로 덮인 곳에 북극곰은 사냥에 실패할 것이다. 물론 북극곰을 걱정하는 본질은 지구 온난화와 환경 파괴와 더 관련이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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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빛을 보면 하늘이라고 생각하고 날아가는 벌레가 밝은 빛을 보고 다가가다 죽는다.


그래서 그때는 옳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름 이야기로 다시 해보면


어른들 이름을 보면 촌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때도 있다. 물론 나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촌스러움을 배우지 않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름을 지을 당시에는 적절한 이름이었을지도 모른다.


본인의 엄마 이름은 막달이다. 아들이 선호되는 시대에 마지막 딸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어 있다. 다행히 이후 엄마의 남동생 2명이 태어났으니 어쩌면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엄마의 언니 이름은 끝순이다. 엄마의 언니(나의 이모) 이름 역시 마지막 딸이길 바라는 마음이 들어 있다.


그 당시에는 어쩌면 그런 이름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는지도 모른다.


그때는 맞지만, 지금은 아닌 것이 있다.


수학의 용어 중에도 그런 이름이 있다.


사다리꼴과 마름모가 그렇다. 정사각형도 그렇다.


대부분의 수학 용어는 한자어가 많다. 아마도 우리가 자체적으로 연구한 수학보다는 외국에서 수입한 연구가 많아서이지 않을까 싶다.

(일, 이, 삼, 수직, 평행, 분수, 삼각형, 변, 비율 등 한자로 된 용어는 많다.)


그러나 사다리꼴과 마름모는 우리말이다.


사다리꼴은 일평행사각형 또는 일평행사변형, 마름모는 사등변사각형으로 부를 수 있다. 방금 내가 만든 이 용어는 어색할 순 있지만 처음 용어를 들어본 사람도 어떤 사각형인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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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름모는 처음 들어본 사람이라면 어떤 사각형인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지금 바꾸기란 쉽지 않다. 언어는 그렇게 진화하는 것이다.


정사각형도 그렇다. 모든 변과 모든 각이 같은 것이 바른 사각형인가? 그렇다면 다른 사각형은 틀린 사각형이라는 것인가? 정사각형을 포함한 정다각형이 그럴싸한 이름이긴 하지만 우리가 익숙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람이 어떻게 변할 수 있냐고 묻는다. 그러나 사람은 변할 수 있다.


안 변하는 것이 이상하다. 이렇게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똑같이 살 수 있겠는가?


우리는 변화를 즐기고 적응해야 한다.

생명체의 진화 속도가 세상의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우리 사피엔스의 최대 강점은 적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약 틀린 것을 보면 예전에는 맞았을지도 모르니 이해를 해보도록 해보자.


그리고 바뀌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즐기며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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