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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 수학] 정보의 발달은 부모의 양육을 돕는가?

대한민국의 부모님 고맙습니다.

by Oh haoh 오하오

폰 주고서 애 키우면, 마음은 더 무겁고

넘어질 기회조차 주지 않는 이 시대에

곁에서 함께 걷는 것, 그것이 부모일세


“요즘은 아이 키우기 참 쉬워졌죠?”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

옛날에는 다둥이도 키웠는데,

요즘은 1~2명이니 훨씬 쉽지 않냐고.


그림01.jpg 양육을 돕는 천사인가? 악마인가?

스마트폰 쥐어주면 혼자 잘 있고,

유아식부터 반찬까지 배달되며,

학원에 보내면 알아서 가르쳐주고,

모르는 건 검색하면 다 나온다고.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쉬웠다고 느낀 적이 없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작은 표정 하나에 마음이 흔들리고,

오늘 어디서 울고 들어올지 불안하며,

말 한마디에 하루 기분이 뒤바뀌는 일이다.


정보보다 더 많은 건 죄책감,

선택보다 무거운 건 결정의 책임이다.


그런 시대 속에서 요즘 아이들은

도전보다는 회피를,

과정보다는 결과를,

느림보다는 속도를 요구받는다.


내 아이가 수학을 어려워할 때, 나는 정답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함께 문제를 읽고, 같이 고민하며, 조금씩 이해하는 과정을 견뎌야 한다.

아이에게는 자신감이 생겼고, 결국 스스로 해냈다.

그 순간의 작은 만족은 무엇보다 큰 성장이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정답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질문을 함께 견디는 일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앞서 가지 않고,

곁에서 함께 걸어주는 일이다.


mother-6658258_1280.jpg 출처 - 픽사베이

나의 부모님,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님.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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