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부모님 고맙습니다.
“요즘은 아이 키우기 참 쉬워졌죠?”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
옛날에는 다둥이도 키웠는데,
요즘은 1~2명이니 훨씬 쉽지 않냐고.
스마트폰 쥐어주면 혼자 잘 있고,
유아식부터 반찬까지 배달되며,
학원에 보내면 알아서 가르쳐주고,
모르는 건 검색하면 다 나온다고.
하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쉬웠다고 느낀 적이 없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작은 표정 하나에 마음이 흔들리고,
오늘 어디서 울고 들어올지 불안하며,
말 한마디에 하루 기분이 뒤바뀌는 일이다.
정보보다 더 많은 건 죄책감,
선택보다 무거운 건 결정의 책임이다.
그런 시대 속에서 요즘 아이들은
도전보다는 회피를,
과정보다는 결과를,
느림보다는 속도를 요구받는다.
내 아이가 수학을 어려워할 때, 나는 정답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다.
함께 문제를 읽고, 같이 고민하며, 조금씩 이해하는 과정을 견뎌야 한다.
아이에게는 자신감이 생겼고, 결국 스스로 해냈다.
그 순간의 작은 만족은 무엇보다 큰 성장이었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정답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질문을 함께 견디는 일이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앞서 가지 않고,
곁에서 함께 걸어주는 일이다.
나의 부모님,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님.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