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은 함께할 수밖에 없다.
음이 없이 양이 존재할 수 있을까?
악이 없이 선이 존재할 수 있을까?
우리가 ‘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쩌면 악이라는 대비가 있기에 가능한 것 아닐까?
생각해 보면, 모두가 선하다는 공간에서는 ‘선’이라는 개념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그곳엔 비교도, 구분도, 드러날 이유도 없다. 선은 결국 악과의 관계 속에서 빛난다.
교실에서도,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빛나고 있다면, 어쩌면 누군가는 의도치 않게 어둠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 일부러 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음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되, 그 자리를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다.
사는 것이란, 그렇게 치열하고 복잡한 것이다.
경쟁은 어쩔 수 없고, 우리는 어쩌면 끊임없이 서로의 대비가 되며 살아간다. 최근 읽은 양자론 책에서는 음전하와 양전하의 공존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자연은 말한다. 음이 있어야 양이 존재하고, 양이 있어야 음이 존재한다고. 이 둘은 서로의 필요조건이자, 균형을 이루는 존재다.
잘 나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를 받쳐주는 누군가가 반드시 있다. 빛이 빛날 수 있는 것은, 어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착각한다. 양은 ‘좋은 것’이고, 음은 ‘나쁜 것’이라고. 빛은 축복이고, 어둠은 저주라고.
하지만 자연의 이치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양과 음이 존재하는 것은 곧 우주의 조화이자, 삶의 필연이다.
그렇다면, 양과 음이 함께 존재하면서도 모두가 존중받고 행복할 수는 없을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양의 자리만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음이든 양이든 서로를 인정하며 균형 속에서 살아가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