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과 과시효과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이 있다.
두 종류가 있다
정말 바빠서 미안함을 알고 여기저기 살피며 신속히 건너는 사람
특히 반대편에서 버스가 오는 경우 제발 저 버스를 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바쁘진 않지만 귀찮아서 천천히 건너며 폰을 보거나 전화를 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여기저기 살피지도 않는다.
자신의 용기를 과시하는 듯 보인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과시하는 행동이 효과가 있다.
털을 곤두세우거나 몸을 크게 보임으로써 상대방이 꼬리를 내리는 효과가 있다.
이성에게도 더 많은 호감을 받을 수 있다.
마치 나는 강한 사람이라는 듯한 냄새를 풍기며 무단횡단 하는 사람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얼마나 힘들게 살기에 과시효과를 누리려고 할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물의 세계가 아니다. 물론 과시효과가 통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이 명품과 고급차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러한 효과는 일시적일 때가 많다. 그리고 사피엔스에게는 과시효과가 금방 들통난다. 또한 과시효과는 인류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래서 무질서를 막기 위해 사피엔스는 규칙을 만들었다. 규칙을 어기는 행위는 과시효과가 아니다. 물건을 훔치면서 나는 신속하고 날쌘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아침은 바쁘다. 무단횡단 하는 사람이 안전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