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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알아가기

0. 혜화역 앞에서

by 해피미니

무릎이 아픈 어머니는

언젠가부터 펭귄처럼 걸으셨다.


혜화역,

엄마의 병원 나들이 길.

엄마를 만날 생각에 충무로부터 설레었다.

뭐하러 왔냐는 찌푸린 얼굴

높은 목소리엔 반가움이 담겼었다.


엄마가 가시고

오랜만에 혜화역 3번 출구.

병원 언덕도 버거워 기다리던 마을버스

그리운 목소리

뭐하러 왔니, 애들은 어쩌구.


정류장엔 엄마처럼 뽀글머리에 꽃보라 겉옷을 걸친

등굽은 펭귄들이 모여있다.

헛헛한 기다림,

알면서도 떠나지지 않는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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