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왜 사랑은 이토록 할 말이 많은가
항상 연필로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는다. 밑줄은 세상과의 만남이다. 밑줄을 긋는 행위는 본인이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에 대한 '인식'의 영역에 속한다.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한번 밑줄을 보며,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반추하는 행위의 반복은 곧 자신만의 '의식'이 된다. 이러한 연유로 밑줄 긋기는 나만의 독서 의식이 되었고, 밑줄은 세상과 나를 잇는 선으로써 'MEETJUL'이 되었다.
나는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소설을 쓰는 거야.
말을 직업으로 하고 있으면서 말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으니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
후회를 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은 그 순간부터 얼마나 괴롭고 덧없는 존재인가
원고지의 한 칸 한 칸을 채워가며 그곳에서 내 존재 이유를 찾았다. 글을 씀으로써 치유되고 구원받던 날들...
이건 소설이니 일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자신에게 타일렀다.
고독을 메우기 위해 언제나 달렸다.
이 작품은 대륙적으로 힘찼고 때로는 반도적으로 섬세했다.(역자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