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해와 달처럼 만날 수 없는
항상 연필로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는다. 밑줄은 세상과의 만남이다. 밑줄을 긋는 행위는 본인이 어떻게 세상을 보는지에 대한 '인식'의 영역에 속한다. 책을 다 읽은 후 다시 한번 밑줄을 보며,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반추하는 행위의 반복은 곧 자신만의 '의식'이 된다. 이러한 연유로 밑줄 긋기는 나만의 독서 의식이 되었고, 밑줄은 세상과 나를 잇는 선으로써 'MEETJUL'이 되었다.
감정을 먼저 이끌어낸 사람이
그 감정에 걸맞게 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이상했다.
그녀의 사랑은 그 남자와 함께 자리 잡았지만
그게 남자에 대한 사랑이었을까?
사랑이란 일부분은 빚을 지는 것이고, 누군가에게 뭔가를 빚지는 데 따른 불확실성을 견디고, 상대를 믿고 언제 어떻게 빚을 갚도록 명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겨주는 일이다.
사랑을 사랑한다 - 이 동어 반복적인 묘한 감정은 무엇인가? 감정을 자아내는 애정의 대상보다는 감정적인 열정에서 더 많은 쾌감을 도출하는 것을 뜻한다.
이해받고픈 욕구가 사람을 과연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덮어버린다
남들이 싫어할 만한 점을 어느 정도 자각하기 때문에 쉽게 버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비판함으로써 외부의 공격을 대부분 피할 줄 안다.
한 남자가 어떻게 그녀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그렇게 냉담할 수 있을까?
그 남자는 그녀의 말을 막지 않았지만, 자기 이야기를 함으로써 그녀에게 말해봤자 쇠귀에 경 읽기가 되리라는 것을 암시했다.
냉소적인 사람은 너무 많이 바라고 너무 오래 기다린 사람을 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