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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 ONE Jun 12. 2021

삼십 살, 어른이의 게으른 고뇌

생각중독

기적을 바라면서
밍기적거리는 것만큼
이기적인 생각도 없다.


유튜브를 보며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사람들  쉽게 버는구나. 돈을 버는 방식이 우리 스스로를 규정할  있는데 사회가 어떻게 되려고 타락하게  것일까.'


아무튼 간에 그렇게 침대 위에서 뒹굴 이불속에서 몽글, 가슴속에서는 부글거리는 마음을 어찌할 줄 모르는 채로 화면 오른쪽을 타닥 누르며, 재미없는 건 스킵, 주의력 산만에 재밌는 걸 놓쳐 왼쪽 화면을 타탁 누르며, 나는 화면 속 사람들, 그 뒤에 있는 사람들의 노고 역시 스킵한 채로 누군가를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저기  () 자를 그리는 나의 생각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 고뇌에는 게으름으로만 가득하다.송곳 같은 날카롭게 정제되어 명확한 방향성이 있는 생각이 아니라, 깨작깨작 귀염 뽀짝, 갖다 붙이면 모든  다양성으로 인정되고 포용되는 나이브한 생각의 홍수 속에서 나는 어른의 나이 값을 못하는 '으른' 되어버린 것이다.


보고서가 반려당할 때마다, 현실을 초월할 수 있는 반려자가 있었으면 생각하다가, 문득 스스로가 쓴 보고서가 조악하기 그지없을 때, 그 작성자의 모습이 눈 앞의 모니터에서 발견할 때,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부여잡는다. 그리고 앞뒤로 흔들, 옆으로 쏴 아악 넘기다가 문득,


" 아 그래도 탈모는 안되지 하며, 마우스를 잡던 오른손을 위로 들어 정수리 쪽에 손가락으로 "톡톡" 건강한 자극을 주어 돈보다 소중한 모발을 보며 분노 폭발을 억제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도대체 회사에서 혼자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게으름의 반대말은 꾸준함. 꾸준함도 능력이라는 데, 그렇다면 나의 능력은 상황의 나쁜 점이 먼저 보이고 불평불만 가득한 상태로 혼잣말을 지껄인다는 것. 이 능력을 도대체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까라는 답 없는 도돌이표가 시작되었을 때,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지금까지의 글들이 결핍에서 비롯되어 쓰인 채움의 글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넘쳐흐르는 것들을 글로 덜어내는 비움의 미학을 발휘할 때가 된 것 같다.


삼십살, 삼보다 십에다 강세를 주고 싶다. sip for thirty. 오늘도 삼십의 맛을 홀짝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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