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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D ONE May 05. 2023

Improvisation starts when stop

퇴사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앞둔 너에게

Life is a lot like Jazz
It's best when you improvise
-George Gershwin-

여행을 많이 하다 보면 체념하는 법을 배운다고 한다. 퇴사를 하고 연휴를 맞이한 너에게 수없이 많은 체념과 단념하는 법을 가르쳐준 그 3년 반의 시간 또한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고자 하는 너에게 언젠가는 그것조차 여행 같았던 시간이었기를 바라며.

 

비바람이 가득한 제주 동북쪽 신흥해수욕장 부근 카페 마피스에서는 비가 사선으로 붙는다. 마이 피스. 너의 평화를 위해 너는 새로운 결심을 했지.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본인 사업을 해야겠다는 결정으로 미래를 찾으러 간 네가 좋다.

 

나와 함께한 2년 넘은 시간 동안 너는 계속 고민했고

평일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그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없었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해외 출장을 가서 멋진 야경과 함께하는 숙소에서 너는 막내라는 이유로 그리고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해야만 했다.

 

사람들은 사물뿐만이 아니라 생각도 소유한다고 한다. 자신이 내린 결정에 더 큰 가치를 두고 한 발짝씩 나아가는 게 진정한 커리어의 의미일 것이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CAREER PATH가 아니라 스스로의 결정이 설사 그 방향이 앞으로 향하는 일직선이 아닐지라도 언젠가 위로 올라가리라는 그 확신으로 가득할 CAREER BUILDING. 건물주보다는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한 첫 발을 뗀 너를 응원하고 싶다 (물론 건물주도 되면 더욱 좋다)

 

비가 사선으로 분다. 이곳 제주는 더 이상 창문에 붙지 않고 비바람이 날리고 있다. 잠잠해지다가 휘몰아치는 이 날씨처럼 대기업이라는 지붕에서 벗어난 너의 인생에서 많은 비바람이 불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장우산처럼 너에게로 향하는 그 비바람을 막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 비바람을 함께 맞으며 편의점에서 산 우비를 같이 입고 걸으며 그 순간조차 우리 둘만의 시공간으로 만들 준비가 되어 있다. 결국 인생이라는 것은 우리가 기억하고 해석하기 나름이다. 이 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난 그 누구보다 자신 있다.


언젠가 네가 말했었지.
오빠는 내 퇴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나는 답했다.
우리가 함께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해
결정할 수 있는 건, 그 순간은
어쩌면 평생 없을지도 몰라
...
정말 너만을 위한 결정을 할 수 있는 시기에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난 꼭 살려야만 한다고 생각해


아직은 퇴사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네가 어느 날 문득 평일 오후 한적한 시간에 카페에 앉아 스타트업 경영하는 사람들의 그 치열함에 자극을 받다가도 좋아하는 스낵이 있으면 패키징에서부터 시작해 뒷면의 Nutrition Fact와 제조업체와 판매원, 이 식감과 디자인 등을 말하며 동남아 시장을 뚫어보고 싶다는 얘기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얘기할 때 난 이곳의 에메랄드 빛 제주 바다보다 더욱 반짝이는 그 무엇을 보았다.

 

제주 마피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다 표면을 보며 평화로움을 생각할 수 있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카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미래에 너의 이름을  빼닮은 에메랄드  바다 옆에 드문드문 놓인 제주 해안도로의 가로등처럼 너의 곁을 은은하게 비춰 주고 싶은 사람이.


#오늘의 분위기 : JAZZY JEJU

#글을 쓴 오늘은 : 230505 비 오는 어른이날

#지금 이곳은 : Ma;pie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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