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Blurred gender shapes cuteness
귀엽다는 표현이 이제는 질려버렸다.
'Infant facial features serve as “innate releasing mechanisms” for instinctual caregiving behaviours' (By Konrad Lorenz)
‘Unpindownability’, as we might call it, that pervades cute, the erosion of borders between what used to be seen as distinct or discontinuous realms is also reflected in the blurred gender of many cute objects beyond dichotomous perception. <The power of cuteness 中>
뿐만 아니라, 캐릭터는 우리 사회의 중화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공기처럼 스며든 젠더 갈등과 혐오의 시대에서 남자는 남자라는 이유로, 여자는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와 비하, 경멸과 살인의 대상까지 이어질 수 있는 요지경 세상에서 말이죠.
우리가 귀여운 것을 보고 자연스럽게 "귀여워~, 귀엽다~"라고 표현하는 이면에는 우리 사회에서 느끼는 피로함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것이 피로해진 사회에서 캐릭터는 그 본연의 정체성을 활용하여 이모티콘으로서 '감정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입니다.
캐릭터로 표현되는 행동의 모습들도 고정적인 성관념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흐릿한 성 경계를 바탕으로 한 남녀 공통의 특징을 담아냄으로써, 캐릭터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분법적인 경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캐릭터의 본질적 특성이야 말로, 귀여움이 우리 안방까지 침범하도록 만든 진짜 힘이며 권력은 아닐까요?
※ (개인적으로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귀여움이 갖는 의미와 힘, 권력에 대한 얘기를 회사에서도 오랜 친구와의 술자리에서도 할 수 없는 이야기다 보니, 가끔은 혼자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할 때가 많았던 주제이기도 했기 때문에, 편하게 덧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