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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이즈 다이어리

蚊蚋負山(문예부산) 내가 볼 수는 있는 것과 다 전할 수 없는 능력

by 인지니

나는 보았기에 진실을 알고 있는데...

그것을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오해

.

.

.

진실은 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윈도 안에 그림은 내가 본 것이고

그대는 그것을 전달하려던

내 사진을 본 것이다!


나는 그곳에서 유리창 안을 보았으나

그대는 유리에 비친 것 만 볼 수밖에 없다.

아직 내 능력은 그렇게 밖에 전하지 못하므로...

꺼내다 보여줄 수도 없는

이 마음은 정말 답답하다!


진실이란 언젠가 밝혀지기 마련이라지만

그 사이 내 복장이 터지는 건 어쩌란 말이냐?

하지만, 시간이란 많은 것을 해결해 주기도 한다.

진실을 내가 전하지 않아도 그들이 직접 마주하는 순간이 오기도 하고, 진실을 담고 있던 사람이 직접 사실을 밝히기도 한다.

자! 그럼 이제 내 답답함은 풀리겠지?


세상이 그렇게 아름답고 다 내 맘 같으면 얼마나 좋아? 내가 진실을 외쳤다는 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건 원래 그들도 그게 진실이었다고 알고 있던 것이지 내가 전달했던 그때 그 얘긴 결국 묻혀버리더라.


그래서 나는 이제 가만히 있기로 한다. 어려선 억울하다고 울고 따지고 싸웠지만 이젠 시간이 어떻게든 해결하겠지!

나는 내 할 일을 하면 역시나 내일의 내가 다 알아서 하더라. 난 오늘 내가 해야 할 일과 생각들만 차분하게 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결국은 끼리끼리고, 초록은 동색이 아니겠는가? 굳이 그릇이 다르고 결이 다른 이들에게 나를 설명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허튼 시간을 보냈던 젊은 시절, 내게 남은 것이 무엇이던가?

모두에게 사랑받으려 감정을 퍼 나르고 분노를 꾹꾹 누르며 살았지만 내 곁엔 누가 있지?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 역시 어린 시절에 나와 크게 다른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젠 기대라는 것이 조금 빠져서 실망도 타격도 이전보다는 덜 하게 됐다는 게 조금 나아졌다고 얘기할 순 있을 것 같다.


결론은 진실은 내가 알고 하늘이 알면 됐다. 발광하지 않겠다. 딱 종지만 한 그릇을 가진 이가 어찌 큰 신선로에 담기는 다양하고 많은 것들을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나와 어울리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자!

그게 길지 않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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