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가 되면 좋은 점

by 김행복


저는 우여곡절 끝에

구성작가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정말 감사하게도 주요 지상파 방송국의

한 프로그램에 취업을 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그야말로 신세계가 펼쳐졌습니다.


TV 속에서만 보던 세상이

두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매일요.


내 옆으로 연예인들이

스쳐 지나가는 건 일상 다반사요,

유명 기획사 매니저 분들이 사무실을 돌며

아이돌 사인 CD를 막 나눠주시고,

틈날 때마다 촬영 스튜디오 곳곳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잠깐 풀어서 얘기하자면,

차은우 씨가 막 활동을 시작할 때여서

아스트로 사인 CD를 매니저 분을 통해

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이렇게까지 뜰 줄 알았습니다ㅎㅎ)


음악방송 대기실을 지나가다 만나는 아이돌은

생각보다 이목구비가 너무 뚜렷해서

다른 세상 사람 같다는 생각은

샤이니 태민 씨를 보면서 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때는 정말

그간의 마음고생이 싹 씻겨져 내려가듯

하루하루가 설레고 두근거렸습니다.




또, 방송작가가 되면 개인이 아닌

해당 프로그램에 속한 사람이 되기 때문에

유명 인사와 이야기를 나눌 일이 정말 많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지역 곳곳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했었는데

야외촬영이라도 가는 날에는

항상 그 지역의 군수님, 대표자 분들과

지역 특산품으로 식사를 하곤 했습니다.


그때마다 우물 안에 갇혀 있던

나의 좁은 세계가 깨지고

견문이 더 넓어지는 경험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던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중계차도 타봤는데요.


당시 한 대에 2억이라고 해서

중계차에 오르던 발걸음이

굉장히 조심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방송작가가 되면 좋은 점을

구체적으로 말하라고 하면

너무 많아서 입이 아프고

여기 다 쓸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런데요,

사실 업무적인 부분에선

힘든 점도 많았거든요.


방송국에서 일한다는 건

마치 '빛 좋은 개살구'처럼

겉으론 화려해 보이지만,

밤낮을 상관하지 않는 일이라

실상은 고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뭐가 그렇게 좋았냐구요?


그건 아마도,

제가 오랫동안 간절히 품었던 꿈을

현실로 만든 뿌듯함이

그 모든 고됨을 이길 만큼 컸나 봅니다.


일에 절어서 힘들었던 것보다

그럼에도 행복했던 때가,

훨씬 더 많았던 것 같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