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지혜를 살려 25년 돌아보기

올해의 ㅇㅇ

by 최성희

지난 두번의 겨울을 여성의 지혜 1,2기와 함께 보냈었다. 여성의 지혜는 엄마독서모임 '오롯이' 오프라인 모임으로 대전에 갔다가 인연을 맺게된 '타라'님이 진행하는 온라인 명상 모임으로, 모임에서 만난 도반들과 동지·입춘을 함께 맞이하곤 했었다. 안내자 타라님 덕분에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었지만, 특히 여성의 몸에 대해 공부하며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라는 책을 소개 받아 읽고 월경의 주기를 공부하며 나와 나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큰 깨달음을 줬었다. 특히 겨울에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어 겨울잠을 자는 곰 마냥 동굴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나에게, 타라님은 천천히 나를 들여다보고 에너지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하루종일 아이들과 함께할 수 밖에 없는 겨울방학 시기에 잠깐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내어 자연 속을 매일 산책하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비몽사몽 모닝페이지를 썼던 시간들은 어둡기만 했던 나의 겨울을 지혜롭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줬다. 아쉽게도 이번 동지와 입춘은 타라님이 개인 사정으로 모임을 쉬어가셔서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지만, 매번 공유했던 '올해의 ㅇㅇ'는 스스로 해보려고 한다.


<올해의 ㅇㅇ>


1. 올해의 영화 : 니모를 찾아서

영화를 잘 안 보는 우리 가족, 크리스마스에 큰 맘 먹고 아이들과 '니모를 찾아서'를 집에서 봤다. 미디어 노출이 거의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는 생애 두번째 영화가 되었다.


2. 올해의 드라마 : 올해는 드라마를 하나도 안 봤다.


3. 올해의 책 : 코스모스 (칼 세이건)

올해는 2권의 벽돌책을 독서모임과 함께 읽어냈다. '넥서스'와 '코스모스'였는데, 둘 다 완독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해냈다는 뿌듯함을 주었다. 두 권 중 '코스모스'는 낯선 분야의 책이었음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독서모임도 재밌게 진행되어 기억에 남는다.


4. 올해의 노래 : 푸른 시간 속, 우리 (김뭉먕)

인생책숲 산악회가 5월에 5명이 모여 북한산을 오른 뒤, 이 노래와 함께 인스타에 사진을 올렸다. 등산도 노래도 상쾌하고 밝았기에, 그 뒤로도 무더운 여름이 올 때까지 이 노래만 들으면 기분이 좋아졌다. 그 이후로 좋은 소식이 많았다. 함께했던 회원에게 소중한 아기천사가 찾아왔고, 인생책숲 산악회는 이 게시글로 잡지사 인터뷰도 하고 산악채널 방송 촬영도 했다.


5. 올해의 유튜브 채널 : 하나온타임

유튜브를 즐겨 보지 않지만, 우리 남편이 아이들과의 일상을 올리는 채널 '하나온타임'은 올라오는 모든 영상을 빠짐없이 챙겨본다.


6. 올해의 남자 캐릭터 : 래리

12월에 서머싯 몸의 소설 '달과 6펜스'와 '면도날'을 읽었는데 가장 최근에 읽은 '면도날'속 남자 주인공 래리가 떠오른다.


7. 올해의 여자 캐릭터 : 아타

서머싯 몸의 소설 '달과 6펜스' 후반부에 등장하는 타히티 원주민 소년이다. 주인공 스트릭랜드가 타히티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머릿 속에 강렬하고 아름답게 남아있는데, 그 과정에서 아타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


8. 올해의 덕질 : 요가

덕질에는 소질이 없는 편이고 여유가 없어 요가 수련을 많이 못했지만, 그래도 요가 수련은 항상 나에게 큰 쉼과 에너지를 주었다.


9. 올해의 여행지 : 치앙마이, 빠이

올해는 3월부터 일을 시작했는데 그 전에 아이들과 2달 반의 긴 겨울방학을 함께 보내면서 2주간 치앙마이를 다녀왔었다. 일을 시작하면 여행을 잘 가지 못할거라는 핑계를 대며. 치앙마이 여행기는 블로그에 글로 실어놨다.


10. 올해의 맛 : 캠핑 요리


11. 올해의 재발견 : 우리 아이들은 매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12. 올해의 몸 : 이만큼 버텨줘서 고마워


13. 올해의 신(신이 난다! 신이 나!) : 요가페스티벌 원더러스트


14. 올해의 빵(터진 웃음) : 우리 아이들과 어린이집 아가들을 보며 행복하게 웃을 수 있던 순간들


15. 올해의 햄볶 : 우리가족 넷이서 편안하게 보내는 시간들


16. 올해의 도전 : 엄마독서모임 오롯이 월요반 화요반 2개반 운영


17. 올해의 경험 : 우리 가족의 캠핑 도전


18. 올해의 성취 : 10km 마라톤 개인 신기록 달성


19. 올해의 박살 : 고라니 사건


20. 올해의 득템 : 캠핑 장비들


21. 올해의 상실 : 첫째아이 친구 엄마


22. 올해의 애도 : 21번의 상실과 같음


23. 올해의 인연 : 엄마독서모임 '오롯이'의 새로운 인연들 / 새로운 동네에서의 인연들


24. 올해의 변화 : 새로운 동네에서 새로운 인연이 많이 생김


25. 올해의 성장 : 나의 한계를 시험하며 그 한계선이 넓어졌음


26. 올해의 배움 : 하타 요가


27. 올해의 감사 : 두 아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유치원을 다닌 것


28. 올해의 어려움 : 하반기에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었던 것


29. 올해의 아쉬움 : 운동을 많이 못한 것


30. 올해의 보람 : 일, 육아, 독서모임, 운동, 이 모든 것을 그래도 끝까지 놓지않고 해낸 것


31. 올해의 통찰 : 세상에는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모든 인생에는 각자의 뜻과 길이 있음.


32 . 올해의 한줄 회고 : 올해는 키워드가 '균형'이었고 일과 육아, 독서모임과 운동의 균형을 잘 잡아가려고 노력했다. 하반기에 꽤 지치긴 했지만 욕심을 내려놓거나 더 낮은 단계로라도 다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던 나에게 정말 애썼다는 말과 함께 안아주고 싶다.


올해 경험 중 내년에 꼭 이어가고 싶은 것은?
긴 여행

올해 놓쳤던 기회 중 내년에 다시 도전하고 싶은 것은?
독서모임 공간 마련 관련 경험들과 네트워킹

내년에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나요?
몸과 마음의 여유를 다시 되찾은 모습

내년의 나를 위해 가장 먼저 바꾸고 싶은 습관은?
오전에 운동하기 (올해는 일 하느라 저녁에 운동하는게 힘들었음)

내년을 위한 첫걸음으로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이번 겨울에 충분히 쉬어주기, 지친 몸과 마음 회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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