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요가를 계속하게 될까

요가 3년 차, 이제야 알 것 같은 것들

by 최성희

요가를 시작한 지 이제 막 2년을 꽉 채웠다. 올해는 3년 차밖에 안 됐는데도, 나는 가끔 “요가는 평생 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 요가하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 꿈이기도 하다. 성급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단단한 마음이 담겨있는 결심이다. 겨우 3년 차이면서 어떻게 그런 결심이 생겼을까. 그래서 종중 궁금하다. 왜 이렇게 요가가 좋은지.


사실 20대의 나는 요가를 할 생각이 없었다. 혈기왕성하던 시절에도 요가는 매력적인 운동이었지만, 그때의 나는 늘 같은 말을 했다.


“요가는 살부터 빼고 할 거야.”


덜어내야 할 살이 많았던 나는 근력 운동이나 유산소 운동을 통해 체지방을 먼저 감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요가는 늘 내 인생에서 후순위였다.


처음 요가를 제대로 경험한 건 첫째를 임신했을 때였다. 산부인과에서 진행하는 임산부 요가 수업을 꾸준히 들었다. 기본적인 동작만 해도 참 좋았다. 요가와 걷기를 꾸준히 했으니 당연히 자연분만을 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10개월의 결말이 응급 제왕절개로 끝나긴 했지만, 임산부 요가의 기억은 편안하고 따뜻하게 남아 있다.


이후 둘째까지 낳아 키우는 3년의 폭풍 같은 시간이 지나갔다. 몸과 마음 모두 바닥을 찍고 나니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건강해져야 앞으로도 살아갈 수 있겠구나.


그래서 헬스와 줌바를 시작했다. 1년 동안 꾸준히 운동하며 10kg 이상을 감량했다. 몸이 가벼워지자 마음도 덩달아 건강해졌다. 그 과정 속에서 두 번의 요가를 다시 만났다.


첫 번째는 대전에서 참여한 원데이 명상 클래스에서였다. 명상 전에 짧게 요가를 했는데, 몸을 풀며 마음도 함께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는 제주도에서 만난 하타 플로우 수업이었다. 차분한 요가도 좋았고, 역동적인 요가도 좋았다. 90분 수업이었는데 체감으로는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만큼 몰입했던 시간이었다. 흥미롭게도 두 선생님 모두 같은 말을 해주셨다.


동네에 가면 요가원을 다녀보세요. 요가가 잘 맞을 것 같아요.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


‘살 빼면 요가하겠다’고 말하던 20대의 나, 임산부 요가의 기억, 그리고 두 선생님의 말이 겹쳐지면서 결국 2024년 1월 동네에 있던 요가원을 등록하게 되었다.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저녁 수업을 들었다. 내가 갈 수 있는 시간에는 아쉬탕가 수업이 있어 자연스럽게 아쉬탕가 위주로 수련하게 되었다.


비교적 빠른 흐름 속에서 이어지는 아사나들. 몸이 서서히 데워지다가 어느 순간 활활 타오르는 느낌. 그리고 마지막에는 푸른 바다 위에 혼자 둥둥 떠 있는 것 같은 사바사나로 마무리되는 시간. 정해진 시퀀스를 반복하는 수련이지만 이상하게도 지루하지 않았다.

1년이 금방 지나갔다.


이후 지금의 동네로 이사를 오면서 새로운 요가원을 찾게 되었다. 마침 새로 오픈하는 요가원이 있어 오픈 클래스로 찾아갔고, 그렇게 ‘하리드요가’를 만나게 되었다. 이곳은 하타 수련 위주의 요가원이었다. 아쉬탕가 수업이 없어 조금 아쉬웠지만, 이참에 궁금했던 하타 수련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곧 하타의 매력에도 빠지게 되었다. 한 동작에 오래 머물며 호흡하는 시간. 호흡을 따라 조금씩 깊어지는 과정. 그 시간이 신체뿐 아니라 내면까지 천천히 돌보게 했다. 결국 하타도 아쉬탕가만큼 좋아졌다.

하지만 2025년은 나에게 꽤 힘든 해였다. 바쁜 일들이 이어졌고 에너지가 많이 소진되었다. 상반기에는 요가 이론 공부도 하고 책도 읽어보려 했지만 전혀 하지 못했다. 하반기에는 요가원에 주 2회 가는 것조차 벅찰 때도 있었다. 그래도 수련을 마치고 나오면 언제나 같은 생각이 들었다.


오길 잘했다.


결국 2026년 1월과 2월, 두 달을 쉬기로 했다. 이게 뭐라고 그렇게 고민이 많았는지 모르겠다. 쉬기로 결심하고도 수련을 하고 나오면 “이 좋은 걸 어떻게 쉬지?” 하며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지친 모습으로 꾸역꾸역 요가원을 향하는 내 모습이 반갑지 않았다. 조금 더 에너지를 채운 뒤 다시 돌아오고 싶었다.


두 달을 잘 쉬었다. 그리고 3월이 되어 다시 요가원으로 돌아왔다. 마침 요가원도 1주년을 맞이해 스냅 촬영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해서 나도 신청했다.

수련 장면을 촬영하고 개인 프로필 사진도 찍었다. 잘하는 분들이 많았고 그 사이에서 나는 아직 초보자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좋았다. 앞으로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은 내가 오래 요가를 할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대체, 요가는 왜 이렇게 좋을까.


나에게 요가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몸을 통해 나를 알아차리고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업에 가깝다. 나는 긴장도가 높은 편이고 에너지의 기복도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요가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며 긴장을 완화하고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점이 특히 잘 맞는다. 또한 호흡을 통해 에너지가 순환하고 그 순환이 몸과 마음을 다시 회복시키는 점도 도움이 많이 된다.

요가와 사랑에 푹 빠졌다고 할 순 없다. 그렇게 말해버리면 금방 사랑이 식어 끝나버릴 것 같다. 대신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요가와 천천히 깊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경쟁하지 않고, 욕심내지 않고, 그저 오래 이어가고 싶다. 책과 독서모임을 통해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듯이 요가도 그렇게 이어가고 싶다.

어제보다 나은 날도 있고, 어제보다 못한 날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흔들리면서도 다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또 조금씩 성장해갈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