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선지 위에서

나무의 노래

by 해나

​​

대봉동 어느 골목에서 올려다 본 풍경

그대여​

오늘을 연주하라


그대의​

인생을 노래하라

​​

​​​​​​​



길을 걸을 때 가끔 위를 올려다봅니다.

그리고

잠시 멈춰

뒤를 돌아다보기도 하지요


걸어온 길을 돌아볼 때면

앞만 보고 갈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곤 합니다.


위를 올려다볼 때

역시 그렇죠


약속 시간에 맞춰

길을 걷다

문득 올려다본 하늘.


오선 위에서 춤추고 있는

나무를 보았습니다.


바람이 무척이나 매섭게 불었지요

잠잠해지나 싶으면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마치

포르테와 피아노를 오가는

장엄한

교향곡을 연주하는 듯


자유롭게 흔들리는 나무를

한참이나 바라봤습니다.



전깃줄도 오선이 되어

나무를 춤추게 하듯


내가 지금 있는

이 자리

이 시간을

마음껏 연주하는 오늘이 되길

바라봅니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17화그림자 위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