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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맑은 물이 샘솟던 오름

01. 정물오름

by Happy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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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물오름은 제주 서쪽 한림읍 금악리에 위치하고 있다. 오름 서쪽 자락에 쌍둥이 샘이 있어서 정물오름이라고 불린다. 한자로는 한자로는 우물정(井)에 물 수(水)를 사용하여 정수악(井水岳)이라고도 부른다. 제주는 대부분 현무암 지대라서 비가 많이 내리지만 바로 지하로 스며들기 때문에 마실 물이 귀하다. 이곳 정물샘은 물이 깨끗하고, 양도 많아 마을 사람들 이외도 다소 먼 곳에 사는 사람들도 이 물을 길어다 마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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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돌삼거리에서 산록남로를 따라가다 보면 성 이시돌목장 끝자락 오른쪽에 오름입구가 있다. 이곳에서 300m 정도 들어가면 정물오름이라고 쓰인 바윗돌표지판과 주차장이 나온다. 정물오름은 분화구 한쪽면이 풍화되어 이곳 주차장과 수평으로 이어지고, 반대쪽 화구벽은 높이가 151m나 된다. 그래서 아래서 바라보면 3면이 커다란 절벽처럼 느껴진다.

20210425_153912.jpg 주) 정물오름 입구


오름 산책로는 분화구를 따라 한 바퀴(약 2.1km) 돌아볼 수 있도록 잘 조성되어 있다. 왼쪽 산책로는 아주 완만하면서, 긴 코스이다. 이곳 산책로는 나무 한그루 자라지 않는 초지이다. 그 위에 야자매트를 깔아 두었으므로 오름 정상까지 걷는 데는 편하다. 다만, 맑은 날에는 따가운 햇빛에 노출되고, 특히 여름철에는 습기까지 많으므로 주위가 필요하다.

20210425_150533.jpg 주) 정물오름 산책로


오른쪽 산책로는 나무계단으로 조성된 급경사길이다. 산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힘들 수도 있다. 다만, 산책로 주변에 크고 작은 나무와 수풀이 햇빛을 가려주고, 수풀 사이로 가끔씩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므로 쉬엄쉬엄 걷는다면 좋은 코스가 될만하다.

20210425_153105.jpg 주) 정물오름 산책로


정물오름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개방되어 뷰가 아주 좋다. 정면에는 성 이시돌목장과 금악오름 풍경이 펼쳐진다. 성이시돌 목장은 아일랜드에서 온 맥글린치 신부님이 1954년 이곳 가난한 지역민을 돕기 위한 가축은행을 열면서 시작되었고, 그 이후 낙농사업을 펼쳤으며, 현재는 경주마와 젖소를 사육하여 그 수익을 여러 복지사업에 사용하고 있단다. 경치도 좋고, 우유와 치즈도 판매하므로 한 번쯤 들러보는 것도 좋다.

20210710_132136.jpg 주) 정물오름에서 바라본 금악오름과 성이시돌목장


오른쪽으로는 주변에 있는 몇 개의 골프장과 웅장한 한라산 풍경이 펼쳐진다. 드넓은 골프장 너머로 병풍처럼 우뚝 솟아있는 한라산 풍경이 더없이 멋있다. 멋진 풍경에 눈이 떼어지지 않는다. 오름 정상에 놓인 의자에 앉아 멋진 풍경에 취해본다. 1시간가량 머물러 있는데도 지루하지 않고, 멋지다는 생각뿐이다.

20210425_150943.jpg 주) 정물오름에서 바라본 한라산, 아덴힐리조트


한라산 방면에서 좌측으로 조금만 눈을 돌리며 새별오름, 큰바리메오름, 큰노꼬메오름 등 인근 유명오름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주 찾는 오름들이라 아스라이 모양만 보이는데도 반갑다.

20210710_131711.jpg 주) 정물오름에서 바라본 이달봉, 새별오름, 노꼬메오름


뒷 쪽으로는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산방산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오름 바로 건너편으로는 2021년 4월 30일 개장한 탐나라 공화국이 있다. 이곳은 상상 속의 이상을 현실에서 구현해 보려는 미니국가란다. 춘천 남이섬 신화의 주인공인 강우현이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내려가 8년간 일구어 만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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