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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맑은 물이 샘솟던 오름

04. 세미양오름(심의악오름)

by Happy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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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오름은 세미양오름, 심의악오름이라고도 부른다. 오름 분화구 내에서 샘물이 솟아나 세미오름이라고 불린다. 세미오름은 제주대학교와 제주국제대학교 사이에 있고, 제주 시내에서도 가까울 뿐만 아니라 5.16 도로에 인접해 있어서 접근성도 좋다. 그래서 주변 시민들이 산책하는 장소로 애용하고 있는 곳이다.


제주대학교 평생교육원이나 말산업육성센터에서 바라보면 오름 아래는 드넓은 목초지이고, 그 뒤로 병풍처럼 서있는 것이 세미오름이다. 대학축제 기간에는 제주대학생들이 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이 오름을 많이 찾는단다. 이곳 목초지에는 말과 소를 방목하고 있다. 같은 울타리 내에 말과 소가 함께 있는데도 화목하게 풀을 뜯는 풍경이 볼만하다. 오름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나무계단과 야자나무매트로 잘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 주변에는 삼나무가 숲을 이룰 정도로 빼곡히 조림되어 있다.


숲길을 걷다 보면 가끔은 밑동만 남은 삼나무를 만나게 된다. 남겨진 흔적을 보면 제주도의 거친 바람에 넘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베어진 후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남겨진 나무밑동에 빼곡히 이끼풀이 자라고 있다. 바로 옆 커다란 나무가 등받이가 되어 자그마한 초록빛 의자를 만들어 낸다. 살며시 앉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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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걸음 한걸음 걷다 보니 나무밑동에서 새로운 나무가 자라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베어진 나무를 자양분 삼아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있다. 베어진 나무는 따뜻한 어머니 품처럼 화분이 되어 새로운 생명을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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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바라보면 나무밑동이 만들어 놓은 자그마한 초록집에서 귀여운 아기 나무들이 옹기종기 자라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나 보인다. 어린잎을 하늘을 향해 활짝 펴고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행복해 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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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걸음 더 걸어가다가 또 다른 나무밑동을 만났다.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된다. 주위에 있는 나무껍질과 자그마한 나뭇가지를 살포시 얹어 놓았다. 웃는 모습이 연출된다. 우리나라 전통 하회탈과 닮았다. 덩달아 나도 지긋이 웃음을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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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분화구 둘레길에 도착했다. 분화구 둘레길은 약 700m 정도이고, 분화구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도록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정상에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한라산과 제주시내, 제주바다 등을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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