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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맑은 물이 샘솟던 오름

05. 수악

by Happy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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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정상에 물이 있다고 해서 물오름, 한자표기로 수악(水岳)이라고 불린다. 참고로 성판악탐방소 인근에도 이름이 동일한 물오름(남원읍 수망리 소재)이 있는데 그곳은 민간인통행금지구역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물오름은 남원읍 하례리에 있는 오름이다.


서귀포시와 제주시를 연결하는 5.16 도로(정식명칭은 지방도 1131호선)를 따라가다 보면, 서귀포시에서 출발하는 경우 오른쪽에 한라산둘레길 5구간인 수악길이 나온다. 주차는 5.16 도로 1032 버스정류장에 하면 된다. 정류장 앞뒤로 승용차를 10여 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공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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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악길을 따라 들어가면 길 양옆으로 삼나무가 가지런히 심어져 숲을 이루고 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울창한 숲 한가운데에서 아름다운 유럽풍 고성을 만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200m 정도 더 들어가면 왼쪽은 한라산둘레길, 정면은 수악으로 가는 길이 나누어진다. 산책로가 멋있어 둘 다 가보고 싶어 진다. 그렇지만 발걸음은 이미 수악길로 옮겨지고 있다. 수악로를 따라 200~300m 들어가면 자그맣게 오름입구라고 쓰인 푯말이 보인다. 오름 입구에 나무의자 2개가 놓여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의자에는 노인 네 분이 한가로이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편안한 복장을 하고, 지팡이가 놓여있는 것을 보니, 주변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지팡이를 집고 쉬엄쉬엄 산책을 나오신 것 같다. 가볍게 목례를 드리고 오름 정상을 향했다.


이곳 산책로도 양옆으로 커다란 삼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고, 오름 정상까지는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평지에 가까운 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오름 정상에는 전망대가 높게 설치되어 있다. 전망대에 올라가서 바라보면 주변 전망이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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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바로 옆에는 감귤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많이 들어서 있다. 수악이 위치해 있는 남원읍은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커서 귤이 맛있기로 소문나 있다. 맛이 좋아 전국적으로 많이 팔리는 효돈감귤도 이곳에서 재배된다. 효돈감귤에서 효돈은 제주시 남원읍 효돈동이라는 지역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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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밭 너머로는 서귀포 시내와 섶섬, 문섬, 범섬 등 서귀포 바다의 섬 풍경이 펼쳐진다. 오름 뒤로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5.16 도로가 다정하게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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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오는 산책로 옆에 태풍으로 쓰러진 듯한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남겨진 나무기둥에 초록색 이끼가 가득하다. 그 사이로 잎이 둥글둥글한 덩굴식물이 자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땅에서부터 줄을 지어 자라나고 있는 모습이 신기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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