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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LIm Oct 12. 2024

일출&일몰이 아름다운 오름

03. 원당봉

원당봉은 제주시 삼양 1동에 있는 측화산으로 높이가 169.7m이고, 7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말굽형 오름이다. 이름은 고려 시대 오름 중턱에 원나라의 당집인 원당이 있었던 데서 유래했단다. 분화구 내부는 과거 습지였는데 지금은 연못이 조성되어 있고, 천태종 문강사(사찰)가 들어서 있다. 말발굽모양의 분화구 주위는 울창한 숲이다. 그 안에 연꽃이 만개한 연못과 사찰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어 그 자체로서 멋진 풍경이 된다. 

주) 08.31. 원당봉 분화구 내 연못과 문강사


오름 정상은 문강사를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 길로 각각 올라갈 수 있다. 


왼쪽 길은 다소 가파르지만, 뷰가 좋다. 한라산 동쪽 중산간지대의 오름군과 제주바다 및 일출을 조망할 수 있다. 오른쪽 길은 완만하고, 숲으로 싸여있다. 숲 사이사이로 화북화력발전소와 삼양동 시내, 사라봉, 도두봉 등 제주시내의 아기자기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주) 07.15. 원당봉의 일출


왼쪽 등산로에는 10~20여 그루의 벚나무가 있어 3월 말에는 만개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오름 정상에는 팔각정이 있고, 바로 옆에 '원당봉에서 부르는 새천년의 노래(2000.01.01)'라는 정인수의 시비(詩碑)가 세워져 있다. 이곳부터는 평탄한 산책길이 이어진다. 200~300m 걷다 보면 또 다른 팔각정 있고, 5~10분 걸으면 문강사에 도달하게 된다.

주) 원당봉 정상의 팔각정

원당봉은 해돋이 명소이다. 관광객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곳 일출을 경험한 사람은 사라봉 낙조에 비견할만하다고들 말한다. 아침에 떠오르는 해가 중산간지대 오름군, 제주 앞바다, 소나무 및 벚꽃나무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주) 03.24. 원당봉 정상의 일출


새벽녘이라 주위는 어둑어둑한데, 어둠을 뚫고 제주바다에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마을도, 오름도, 제주바다까지도 아직은 거뭇거뭇하여 '언제 나가야 하나!' 라며 빼꼼히 일부만 드러내면서 망설이는 듯하다. 주변 하늘과 먼바다는 더욱 붉어진다.  등산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둥그런 해 바로 앞바다는 여전히 어둡다. 마을 앞바다는 옅은 붉은색과 회색빛이 교차하면서 파도가 일렁이는 풍경을 연출한다. '일출 풍경이 이렇게도 멋있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밖에 할 수 없다.  

주) 05.28. 원당봉 정상에서 바라본 일출


밝은 해가 바다를 박차고, 힘차게 솟아올랐다. 커다란 소나무 앞에서 잠시 머문다. 이제 막 떠오른 해를 솔잎들이 반겨주는 듯하다.  

주) 05.28. 원당봉의 일출


하늘을 향해 도약하기 전, 솔잎에 살포시 앉아 휴식을 취하는 듯 보인다. 

주) 04.20. 원당봉의 일출


오름정상에 설치된 운동기구(윗몸일으키기)의 기둥이 사진액자 역할을 하며 멋진 풍경사진을 만들어 낸다.

주) 05.28. 원당봉의 일출


우거진 벚꽃나무 사이를 스친다. 마치 '오늘 하루도 많은 사람이 환하게 미소 지으면서 즐겁고 행복하 지낼 수 있도록 밝게 비출게요!'라고 오래된 나무 앞에서 정중하게 인사하는 듯하다.

주) 04.20. 원당봉의 일출


어떤 날은 담백하면서도 아름다운 동양화 한 폭을 보는 듯한 풍경을 연출한다. 붓에 곱게 갈아 만든 먹물을 가득 묻혀 기둥을 그린다. 기둥 사이에는 가느다랗게 몇 줄기의 나뭇가지를 그려 넣는다. 바람만 스쳐도 흔들릴 것 같은 가녀린 나무줄기에 둥그런 해가 닿을 듯 말 듯 내려앉는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여백으로 남겨둔다. 단순하지만 멋지다.

주) 03.30. 원당봉의 일출
주) 04.20. 원당봉의 일출


또 다른 그림에는 한줄기의 나뭇가지와 둥그런 해만 그려 넣었다. 나머지 여백 부분은 음영을 조금씩 주어서 구름과 하늘을 표현한다. 검은색의 먹물만으로 때론 살아 숨 쉬듯, 때론 감동을 주는 그림을 만들어 낸다. 

주) 03.30. 원당봉의 일출


안개가 낀 날의 일출 풍경도 멋을 더한다. 약한 안개를 뚫고, 밝은 해가 떠오른다. 제주바다와 인근 마을은 안개에 가려 희미하게 형태만 표출된다. 해가 높이 솟아오를수록 주변풍경의 윤곽이 뚜렷해진다. 때론 이쪽 나무에 다가가 보고, 때론 저쪽 나무에 다가서는 것 같다. 이곳의 일출풍경 순간순간이 멋지다.

주) 06.07. 원당봉의 일출
주) 06.07. 원당봉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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