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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LIm Oct 14. 2024

일출&일몰이 아름다운 오름

04.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있으며,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보인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382.4m로 높은 오름에 속한다. 오름 주변은 대부분 농작물을 재배하는 평평한 밭이다. 그 평지에 위를 살짝 도려낸 고깔 모양의 오름이 우뚝 솟아있다. 그래서 유난히 크고 높게 느껴진다. 

주) 용눈이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오름


오름 정상까지 올라가는 산책로가 급경사라서 등산 초보자에게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급경사 구간에는 나무계단이 놓여있고, 나머지 구간에도 야자매트를 깔끔하게 깔아 두었다.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주변 경치도 멋지다. 그래서 쉬엄쉬엄 올라간다면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만하다. 

주) 05.30. 손지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오름


오름입구에서 100~150m 구간은 급경사이다. 그래서 이곳을 처음 찾는 사람은  바짝 긴장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름 중간지점에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의자가 놓여있다. 여기에 앉아 성산일출봉, 우도, 아끈다랑쉬가 등 눈앞에 펼쳐 치는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다. 힘을 비축했으면 다시 한걸음 한걸음 걷는다. 그러다 보면 급경사 구간을 지나고, 우거진 숲 구간에 다다른다. 50여 미터 오르면 드디어 분화구 둘레길이다. 숨을 헐떡거리며 올라온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나무의자 몇 개가 가 놓여있다. 이곳에 앉아 확 트인 제주 동쪽바다 풍경을 바라보면 힘들었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올라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 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본 아끈다랑쉬오름, 우도, 성산일출봉


이곳에서 오름 정상까지는 200~300m 정도 더 가야 한다. 이 구간도 초보 등산객에게는 부담될 정도의 경사진 길이다. 그렇지만 정상에 도달하면 사면으로 펼쳐진 풍경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가장 먼저 웅장한 한라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라산 주변으로는 제주도 동쪽 중산간지대에 있는 높은오름, 동검은이오름 등 유명오름들이 군집을 지어 하나둘 드러나 보인다.

주) 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본 오름군 및 한라산


눈을 다른 쪽으로 돌리면 억새가 멋진 아끈다랑쉬오름, 용을 닮은 용눈이오름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오름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사면 모두에서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오름은 제주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이다.

주) 11.29. 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본 용눈이오름


정상에는 산불 감시소가 자그맣게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다랑쉬오름이 커다란 화산 폭발로 생겨난 것임을 설명해 주는 그림이 있다.

주) 5.29. 다랑쉬오름 일출
주) 07.17. 다랑쉬오름 정상


정상에서 분화구 둘레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도 멋있다. 오름 능선에는 억새가 군집을 이루어 흩날린다. 햇빛이 비치는 가을에는 억새들이 반짝반짝 빛을 발한다. 가을의 정취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주) 11.14. 다랑쉬오름 억새와 분화구

 

둘레길에서 분화구 내부를 바라보면 다소간의 어지럼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깊고, 화구벽도 급경사이다. 분화구의 중앙에는 자그마한 돌들로 꾸며놓은 하트 모양의 돌담이 보인다. 이곳을 찾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사랑한다는 의미로 만들었을 것이다.

주) 10.04. 다랑쉬오름 분화구


둘레길 중간지점에는 1.5m 정도 되는 소나무 한그루가 덩그러니 있다. 주변은 억새풀만 있어 유독 눈에 띈다. 이곳의 뷰도 멋있다. 그래서 배낭을 풀어놓고, 잠시 주변을 감상하는 것도 좋다.

주) 01.24. 다랑쉬오름의 풍경


전방으로는 항공기 활주로처럼 느껴지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다. 그 양옆으로는 중산간지대 오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웅장한 한라산이 자리 잡고 있다. 멋지다. 눈을 떼지 못할 만큼 멋지다. 이곳을 지나면 철쭉꽃밭이 200~300m 이어진다. 철쭉이 크게 자라 동굴을 이루고 있다. 철쭉이 만개하는 시기에 방문하면 꽃 속을 거닐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주) 10.04. 다랑쉬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다랑쉬오름은 오름 자체도 멋있지만, 성산일출봉과 우도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이다. 이곳의 일출이 멋있다는 것을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되었다. 어느 날 아침 라디오방송에서 제주도에서 일년살이하고 있는 분과 전화 인터뷰하고 있었다. 진행자가 '제주도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 '새벽에 다랑쉬오름을 올라가 성산일출봉 방면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본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라고 답한다. 그래서 다음 날 새벽 무작정 이곳을 찾게 되었다.

주) 05.29. 다랑쉬오름의 일출

다랑쉬오름에서 본 일출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5월 29일 해는 새벽 5시 30분경 우도 끝자락에서 떠오른다. 다랑쉬오름에서 출발한 시선이 드넓게 펼쳐진 평지를 지나 바닷가에 다다르면, 삼각형 모양의 지미봉에 다다른다. 바다를 건넌 후 우도에서 멈춘다. 그 너머로 해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바닷가 인근에는 하얀 안개가 낮게 깔려있다. 오름과 우도가 구름 위에 떠있는 듯하다. 마치 신선이 산다는 무릉도원을 연상케 한다.

주) 05.29. 다랑쉬오름 일출


지미봉에 더 가까이 다가가면 일출풍경은 더 뚜렷해진다. 높은 산 아래에 구름이 깔려있고, 그 위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는 착각을 들게 한다. 

주) 05.29. 다랑쉬오름 일출


다랑쉬오름에서 자리를 조금만 옮겨보면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해가 커다란 소나무의 나뭇가지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나뭇가지가 기둥이 되고, 둥근 해가 불빛이 되어, 소나무 가로등으로 변모한다. 그 사이에 구름에 떠 있는 듯한 지미봉이 자리 잡고 있다. 한 폭의 그림으로 승화한다.

주) 05.29. 다랑쉬오름 일출


11월에는 성산 일출봉 인근에서 해가 떠오른다. 왼쪽에 직사각 모양으로 보이는 것이 성산일출봉이다. 그리고 낭끼오름, 대수산봉, 소수산봉이 줄을 지어 나타난다. 그 너머 바다에서 밝은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주) 11.29. 다랑쉬오름 일출


구름이 듬성듬성 끼어 있을 때의 일출 풍경도 잊지 못할 멋을 선사한다. 구름 대부분과 오름, 나무는 형태만 알 수 있을 정도로 어둡다. 드넓은 바다도 수평선까지는 옅은 흑색이다. 수평선을 경계로 붉은색이 짙어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늘에 떠있는 구름도 점차 붉은색으로 변해간다.  

주) 11.29. 다랑쉬오름 일출


해가 떠오르는 곳으로 한발 다가서면 바로 눈앞에 멋진 일출풍경이 펼쳐진다. 멋있다. 다시 보아도 멋있다.

주) 11.29. 다랑쉬오름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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