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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LIm Oct 12. 2024

일출&일몰이 아름다운 오름

02. 도두봉


도두봉은 높이가 67m이고, 둘레는 1,090m이다. 산책로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한 바퀴 도는데 15~20분 정도 소요된다. 오름이 제주공항 옆에 있어 접근하기 쉽고, 볼거리도 갖추고 있어서 젊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도두봉 정상은 도두항, 무지개 해안도로, 마을 어귀 산책길 등 3곳에서 올라갈 수 있다. 


도두항 방면에서 오르는 길은 한자 '갈지' 모양의 산책길이다. 입구에 있는 팔각정자에서 출발해 도두항 풍경을 보면서 올라가는 코스이다. 산책로 양옆으로 나무가 풍성하게 우거져 있다. 나무 사이로 살포시 내비치는 항구 풍경이 나름 멋있다. 항구에 정박해 있는 오징어배, 한치배, 요트가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다. 그리고 포구 양옆으로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주) 도두봉 정상에서 바라본 도두항
주) 도두봉 둘레길에서 바라본 도두항 등대


무지개 해안도로에서 오르는 길은 200여 계단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경사가 급하다. 노약자에게는 다소 버거울 수 있다. 다만 가장 단거리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어, 쉬엄쉬엄 올라가는 사람도 많다. 특히, 젊은이들의 사진핫플인 무지개 해안도로와 인근 전망 좋은 카페를 함께 방문하려면 이 코스가 최적이다.

주) 10.20 도두봉 해안도로의 일출


마을 어귀에서 올라가는 길이 넓고, 가장 평탄하다. 입구에 장안사라는 조그마한 사찰이 있다. 그 뒤로 야외 운동기구가 비치되어 있고, 마을주민들이 모여 제사 지내는 제단과 몇 기의 묘지가 있다. 마을 바로 앞에 이런 시설물이 있는 것은  오름은 마을주민들의 생사고락이 묻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제주도 사람에게 오름은 고향이면서 평생을 함께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들은 태어난 후 오름에서 뛰어놀고, 오름과 함께 살아가며, 죽어서는 오름에 묻힌다고 한다.  

주) 10.20. 도두봉 산책길의 억새


도두봉 정상에 서는 제주공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1~2분 간격으로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평상시에는 제주바다에서 들어와 착륙한다.  강풍이 불거나 안개가 자욱한 날에는 한라산 방면으로 선회한 후 바다 방향으로 착륙한다. 

주) 도두봉에서 바라본 제주공항의 새벽


오름 정상이 완만한 평지이고, 백여 명 이상이 함께 서있어도 될 만큼 넓다. 이곳 바닥에는 나무판자로 깔아놓은 배 모양의 공간이 있다. 아마, 오름 정상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것으로 생각된다. 주변에는 나무의자도 비치해 두고 있다. 어떤 사람은 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를 감상한다. 어떤 이는 한라산을 응시하면서 한참을 앉아있는다. 또 다른 이는 제주공항으로 들고나가는 비행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이 모여드는 곳이다. 

주) 도두봉에서 바라본 한라산


날이 밝아오면 사진을 한컷 남기려고 키세스존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이곳에는 우거진 나무들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키세스 초콜릿 모양의 터널이 있다.  SNS 인생 샷 명소로 소개된 이후로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핫플이 되었다. 이곳에서 사진 찍기 위해 젊은 연인들이나 학생들이 10m 이상의 줄을 서서 기다린다

주) 도두봉 정상의 키세스존


도두봉은 일출명소 이기도 하다. 정상뿐만 아니라, 산책로, 무지개 해안도로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장관이다.


정상에는 소나무가 몇 그루 있다. 바닷가 방면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서 동쪽바다를 응시한다. 그러면 솔잎 위로 둥그런 해가 살포시 앉는다. 태양 주변의 먼바다는 온통 붉다. 정작 눈앞에 있는 소나무는 형태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검은빛을 띤다. 검은색, 붉은색 그리고 둥그런 해가 한 폭의 풍경화를 만들어 낸다   

주) 02.21. 도두봉 정상에서 바라본 일출
주) 02.21. 도두봉 정상에서 바라본 일출


봄이 오면 솔잎은 새싹을 띠운다. 4월이 되면 무럭무럭 자라난 솔잎을 뚫고 해가 떠오른다. 먹구름까지 낀 날을 만나면 일출 풍경은 더욱 장관이다. 새벽녘 하늘과 솔잎은 여전히 꺼뭇꺼뭇하다. 구름이 비껴간 하늘의 한 부분은 온통 붉다. 그 사이로 둥근 해가 떠오른다. 멋있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주) 04.06. 도두봉 정상에서 바라본 일출
주) 04.06. 도두봉 정상에서 바라본 일출


무지개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일출도 더없이 멋있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곳 해안도로 길가에는 전망이 좋은 카페들이 많다. 이들 카페건물 위로 떠오르는 해는 때론 마을 주변을 밝혀주는 커다란 가로등 불빛 같다. 때론 밤새도록 바다에서 고기잡이하는 배들에게 길잡이가 되어주는 등대와 같다.

주) 04.19. 도두봉 무지개 해안도로의 일출


도두봉과 바다가 만나는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멋스럽다. 무지개 해안도로에서 오름 정상을 향해 걷다 보면 우측에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윗길은 둘레길이고, 아랫길은 바닷까지 내려갈 수 있는 길이다. 주로 마을주민들이 이용한다. 이곳 해안에는 기암괴석들이 즐비하다. 이들 바위 사이로 해가 떠오르면 이색적인 일출풍경이 펼쳐진다. 때론 바위와 바위 사이로, 때론 바윗돌 너머에 살포시 걸쳐있다.

 

주) 03.25. 도두봉 해안길에서 바라본 일출
주) 04.19. 도두봉 해안길에서 바라본 일출


도두봉 둘레길에서 바라본 일출 풍경도 나름의 멋을 더한다. 때론 산책로 주변에 세워진 전봇대 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때론 용담포구 너머로 수줍게 떠오른다. 어떤 날은 길가에 자라고 있는 억새 사이에서 살포시 둥그런 모습을 내민다.

주) 04.19. 도두봉 둘레길에서 바라본 일출
주) 08.19. 도두봉 둘레길에서 바라본 일출
주) 08.19. 도두봉 둘레길에서 바라본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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