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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LIm Nov 18. 2024

깊은 숲 속에 자리 잡은 오름

06. 시오름_ 서귀포 치유의 숲


서귀포 치유의 숲 끝자락에 있는 오름이다. 서귀포 치유의 숲은 자갈밭으로 넓게 조성된 가멍오멍길과 양옆으로 다양한 이름의 숲길이 있다. 우측에는 하늘바라기 치유숲길(1.1km), 쉬멍 치유숲길(1.0km), 오고쟁이 치유숲길(0.8km), 숨비소리 치유숲길(0.7km), 벤조롱 치유숲길(0.9km), 가멍 숲길(2.0km)이 있다. 좌측에는 가베또롱 치유숲길(1.2km), 엄부랑 치유숲길(0.7km), 오멍숲길(1km), 호근 산책 숲길이다. 숲 끝자락에는 놀멍 치유숲길(2.1km), 산도록 치유숲길(0.6km) 이다. 숲길은 나무데크나 야자매트가 놓여있어 걷기에 편하다.


시오름은 가멍오멍 숲길(1.9km), 힐링센터, 놀멍 치유숲길, 시오름, 산도록 치유숲길, 힐링센터, 가멍오멍 숲길로 다녀오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이다. 약 3시간 소요된다. 시오름은 힐링센터에서 300~400m 올라가면 놀멍 치유숲길과 만난다. 이곳부터는 완만한 경사로가 꾸준히 이어진다. 정상 인근에는 더 가파른 길이다. 탐방로에 두꺼운 나일론 밧줄이 있어 힘에 부치면 잡고 올라갈 수 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이고, 덥고 습하다 보니 이곳까지 오르는 탐방객은 거의 없다. 시오름까지 올라가는 길에 정상에서 내려오는 단 두 사람(부부)만 만났을 뿐이다. 숲에 안개가 내려앉고, 인적도 드물어 낮 13시 30분인데 으스스한 느낌마저 든다. 



그렇지만 항상 두려움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숲은 맑은 공기를 뿜어내고, 정신을 맑게 해 주며, 안개가 내려앉은 삼나무 숲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분이 좋아진다. 긍정적인 생각은 마음을 편하게 한다. 힘들게 정상에 도착했다. 친구들과 함께 산책을 나온 세 사람이 있다. 정겨운 말투로 보아 50~60대 제주도 아주머니들이다. 정상에는 나무로 만든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는 한라산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구름이 많이 낀 날씨라서 한라산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완만한 한라산 능선이 흰 구름에 덮여 멋있는 풍경을 보여준다. 가끔 구름 사이로 내비치는 햇살에 초록빛으로 물든 한라산 숲이 연두색으로 변한다. 먹구름이 지나면서 빗방울을 뿌린다. 올라온 길과 반대쪽으로 내려왔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오는 길에 비해 급경사이다. 나무 계단으로 잘 조성되어 있고, 두꺼운 나일론 밧줄이 있어 내려올 때 의지가 된다. 등산용 스틱이 있으면 더 편하다. 오름 하단에는 산도록 숲길과 만난다. 이길 옆에는 한라산에서 흘러내리는 냇물이 있다.


비가 내린 후라 졸졸 또는 콸콸 흐르는 냇물 소리가 정겹다. 제주도는 대부분 건천이라 이렇게 탐방로를 따라 걸으면서 냇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커다란 삼나무로 둘러싸인 탐방로 500여 미터를 걸으면서 시냇물 소리를 듣는다. 그 소리가 너무 좋아 핸드폰으로 녹음을 해본다. 그리고 집사람에게 보내주니 너무도 좋단다. 서귀포 치유의 숲 홈페이지에 비 오는 날 걷기 좋은 숲길로 소개되어 있던데 오늘 그 내용이 사실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서귀포 치유의 숲에서 나와 산록남로를 따라가다 보니 날씨가 갠다. 시오름 정상에서는 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던 한라산 정상이 드러나 보인다. 공터에 주한 후 한라산 정상을 바라본다. 비가 그친 후 투명하게 드러낸 한라산 정상이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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