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교 1학년때부터 독서를 시작했다. 처음 읽은 책이, 이모네 댁에서 집어든 “마시멜로 이야기”였다. 그 순간부터, 8년간 수백권의 책을 읽었다. 나는 독서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중 한명이다. 독서는 백익무해한데, 그 중 가장 매력적인 특징은, 바로 독자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대학교 1학년 시절, 마케팅 책인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이라는 책을 읽으며 마케터 라는 직업을 알고 잠깐 꿈꾸게 되었다. 2학년 때는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등 서양 고전문학을 읽으며, 유럽에서 살아보는 상상을 하였다. 그리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으며, 감옥에서의 삶을 상상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
이처럼 책은 독자로 하여금 상상을 하게 만든다. 상상을 하면 무엇이 바뀌는가? 현재를 메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 종국에는 더욱이 나 자신이 될 수 있다. 우리가 꾸리는 가정을 예를 들어보자. 삶에서 가정은 여러 형태를 경험하기 어렵다. 기껏해야, 나의 부모님이 이룩한 가정, 내가 배우자와 이룩할 가정 두 가지 정도이다. 그래서 유년기엔 모든 가정이 나와 같은 것이라고 판단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가정의 형태를 배우고, 상상하며, 나만의 가정을 꿈 꿀 수 있다. 독서는 상상을 만들고, 새로운 꿈을 꾸게 하고, 곧이어 나 자신이 되도록 한다.
이렇게 삶에서 독서는 중요하지만, 살다보면 종종 독서의 적을 만나게 된다. 독서는 단기적인 효과가 없어 보이고, 그 효과가 추상적이기까지 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보상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쉽다. 이를테면 경제 공부 1페이지는, 그에 맞는 양의 지식을 전달해주지만, 독서는 1페이지를 읽어도 아무 것도 얻지 못 할 수 있다. 취업난인 시기에, 아무 것도 얻지 못하거나, 추상적인 어떤 것만 얻게 되는 독서를 감히 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자녀를 양육한다고 해보자. 자녀의 친구들은 학원에서 수학과 영어를 학습하며, 선형적인 성장을 보장 받고 있다. 독서는 선형적인 성장을 보장해주지 못함은 확실하다. 이때 의연하게 자녀에게 독서를 강조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독서는 선형적 성장이 아니라, J 커브를 그려내고, 결국에는 사고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단기적인 세상의 잡음에 굴하지 않고, 의연하게 독서해야 한다. 상당한 고집이 필요하다. 더 멀리 가기 위해서, 보다 풍요로운 삶을 위해서, 주체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