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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Sep 25. 2023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요!

사춘기 아이와의 하루

같은 반의 친구가 갑자기 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이제 13살이 된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선물을 해주기로 했단다. 무려, 핸드폰을!

뭐? 핸드폰을?

아니 핸드폰이 얼마인데 친구들이 돈을 모아서 사준다고 하는 걸까, 뭘 사주려고 그러는 거지?

부터 해서 여러 생각이 들면서 잔소리를 하게 되었다. 순간. 다시 마음을 잡고는

"친구에게 선물을 하겠다고 한건 정말 좋은 것 같아. 그런데 핸드폰을 사주는 건 좀 과한 것 같아."

"금액이 상당할 텐데 친구들이 다 동의한 거야?"부터 해서 또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자꾸만 하게 되었다.

확정된 건 아니고 친구들과 줌에서 이야기를 해본 다음에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


줌으로 한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더니 내게 온다.

엄마, 형 선물을 다른 걸로 하려고 하는데 뭐가 좋겠냐면서

그 형이 게임을 좋아하니까 닌텐도 게임칩이나 그런 건 어때?라고 했더니만

닌텐도 게임기 세트를 또 알아보았나 보다.


그 또한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어찌어찌하다가 이제 구글 기프트카드를 20만 원짜리로 선물을 해주겠다고 했단다. 친구들이 5만 원씩 내서 사기로 했단다. 

응? 친구들이 6명인데 왜 4명만 돈을 내? 2명은 안내?

2명은 아무래도 금액대 때문에 안 하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엄마생각에는 선물해 주는 건 정말 좋은 생각인데, 꼭 선물을 한다고 해서 많은 돈을 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야, 롤링페이퍼도 있고 작은 파티를 같이해도 되고,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해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


"그리고 2명의 친구도 같이 돈을 내서 선물을 해주고 싶었을 수도 있는데 돈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텐데,

마음이 어땠을까, 그 두 친구들의 마음도 생각하면 좋겠다"

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아빠와도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한참을 듣고 있더니만, 

"아 진짜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요!"라고 이야기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다.

가끔 큰소리를 내기도 했었지만, 

아, 내가 너무 잔소리를 했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곤 퇴근해 온 아빠에게 도움을 청했다. 사실 일렀다는 표현이 더 맞을 수도.

그래도 엄마인 나보다는 조금 더 이성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까. 아빠와 이야기를 해보게 했다.


아빠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지만

큰 아이가 화를 낸 것에 대해서는 엄마가 그런 마을 계속해서 네가 화가 났을 수도 있겠다. 그래 그럴 수 있지 라면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들으니, 내가 말을 너무 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 아이들, 특히 사춘기 아들에게는 말을 더 하지 말라는데

왜 자꾸 나는 설명을 많이 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친구들에게 금액을 조절해보는 방향으로 너무 비싸지 않게, 친구들 모두 함께 참여하는 방향으로 

다시 이야기해보겠다고 하면서 일단락은 되었다.

아이들의 재정관, 돈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잘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또한 나도 '아, 말을 이제 줄여야겠다.' 라고도.


13살이 된 아들과

13살이 된 엄마는 여전히 모든것이 처음이기에 당연히 서툴수 밖에 없다는걸.

다시한번 마음에 새기며


오늘은 하루종일 요게벳의 노래를 들으면서 지혜를 달라고 기도를 했다.

나의 기준으로 아이들 끌고가는것이 아닌, 아이가 잘 자랄수 있게 도와줄수 있기를 바라며.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 #사춘기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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