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 햄버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였던가,
엄마가 밥 하는 법을 가르쳐주셨다. 첫째였기에 동생들을 잘 돌봐야 한다는 말과 함께.
학교 갔다가 돌아오면 엄마가 안 계신 날들이 조금씩 많아졌고,
엄마가 일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햄버거를 가져오셨다.
아마 회사에서 간식으로 주셨던 것 같은데. 그 당시 막 ㄹ브랜드 햄버거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던 것 같다.
난 생 처음 보는 햄버거였다.
우리 4명이 햄버거를 4 등분해서 나눠먹었다.
그땐 몰랐다. 엄마가 우리를 위해 가져다 주신걸,
그때 " 엄마 드셨어요? 드셔보세요",라고 이야기를 했었나?
했는지 안 했는지 조차 기억이 안 난다.
소중한 햄버거,
자식들을 위해 버스를 타고 오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보험회사를 다니신 지 이제 33년이 되셨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일을 해오고 계신 엄마.
언젠가 엄마의 노트를 본 적이 있다.
상황별로 상품별로 이야기를 하려는 것들을 빼곡히 적어놓은 엄마의 노트를 보며
와, 이렇게 하시니까 지금의 나이에도 잘 하 실수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 생각이 더 많이 나는 것 같다.
처음으로 먹었던 햄버거가 문득 떠오르는 오늘,
엄마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날이다.
#별별챌린지 #글로 성장연구소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