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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Aug 28. 2023

처음이었다.

ㄹ 햄버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였던가,

엄마가 밥 하는 법을 가르쳐주셨다. 첫째였기에 동생들을 잘 돌봐야 한다는 말과 함께.

학교 갔다가 돌아오면 엄마가 안 계신 날들이 조금씩 많아졌고,

엄마가 일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햄버거를 가져오셨다. 

아마 회사에서 간식으로 주셨던 것 같은데. 그 당시 막 ㄹ브랜드 햄버거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던 것 같다.

난 생 처음 보는 햄버거였다.

우리 4명이 햄버거를 4 등분해서 나눠먹었다.


그땐 몰랐다. 엄마가 우리를 위해 가져다 주신걸,

그때 " 엄마 드셨어요? 드셔보세요",라고 이야기를 했었나?

했는지  안 했는지 조차 기억이 안 난다.


소중한 햄버거,

자식들을 위해 버스를 타고 오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보험회사를 다니신 지 이제 33년이 되셨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일을 해오고 계신 엄마.


언젠가 엄마의 노트를 본 적이 있다.

상황별로 상품별로 이야기를 하려는 것들을 빼곡히 적어놓은 엄마의 노트를 보며

와, 이렇게 하시니까 지금의 나이에도 잘 하 실수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 생각이 더 많이 나는 것 같다.

처음으로 먹었던 햄버거가 문득 떠오르는 오늘,

엄마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엄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 날이다.



#별별챌린지   #글로 성장연구소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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