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 3(+피사)

유럽대륙, 7번째 나라, 2번째 도시

by 해피썬

이번 이탈리아 여행에서는 머무는 도시에서 기차로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들도 가보기로 하고 피렌체에서는 가깝게 갈 수 있는 피사행을 계획했다.

피렌체 산타노벨라 노벨라 중앙역에서 피사까지 트랜이탈리아 기차가 자주 있고 가는데도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아 피렌체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출발하기로 했다.


남편도 나도 여행을 할 때 그 나라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거나 한국에서 잘 찾기 힘든 음식을 제외하고는 맛집을 찾아서 먹지 않는 편이다.

또 동남아처럼 현지인들도 더워서 집에서 음식을 잘하지 않고 밖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현지 마트에서 식재료를 장 보면서 현지인들은 어떤 집밥을 해 먹고 어떤 과자, 간식류를 사 먹는지를 참고해서 우리도 음식을 만들어 먹곤 했다.

특히 외식물가가 비싼 서유럽에 온 후로는 점심도 간단하게 먹어 제대로 된 식당에서의 외식은 거의 안 했는데 피사를 다녀오면 저녁을 먹는 시간이 늦어져 준비하는 동안 너무 허기가 질 수도 있다는 생각과 피렌체에서는 꼭 먹어야 한다는 음식, 티본스테이크가 있어 이날 점심 메뉴로 결정했다.


티본스테이크 맛집으로 유명한 곳들이 몇 곳 있었는데 우리는 역에서 가까운 달오스떼(Trattoria Dall'Oste)로 갔다. 입구에서부터 진열된 고기를 보면서 기대감이 커졌는데 실제로 주문한 티본스테이크는 정말 맛있었다.

스테이크가 두툼하고 양도 정말 푸짐했는데 보통 판매하는 사이즈의 절반사이즈 스테이크에 샐러드, 하우스와인과 함께 나오는 런치메뉴를 먹었더니 저녁시간까지 포만감이 유지됐다. 심지어 10% 할인쿠폰까지 사용하고 둘이서 단돈 40유로에 스테이크를 배부르게 즐길 수 있어 더 좋았다.



기분 좋은 점심식사를 마치고 피사행 기차를 타기 위해서 피렌체 중앙역으로 걸어가는데 가난한 사람을 돕는 캠페인에 동참해 달라고 우릴 붙잡는 사람들이 있었다.

리스트에 우리의 이름과 국적, 간단한 연락처 등을 적으면 그 인원만큼 기부가 된다는 말에 좋은 마음으로 리스트를 적고 있는데 그때부터 우리 옆에 본격적으로 사람 한 명이 붙어서 혹시 현금이 있으면 우리도 직접 기부해 달라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별 의심 없이 좋은 일에 우리도 동참하자 해서 소액이라도 괜찮으면 기부하겠다고 동전으로 몇 유로를 냈는데 그 돈은 안 받으면서 지폐로 된 더 큰 단위의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저들의 말대로면 금액에 상관없이 소액이라도 함께 마음을 모으는 걸로 충분해야 하는데 자꾸 더 많은 돈을 요구하니 그제야 사기임을 깨달았다.

신혼여행 때는 우리 주변에 딱 봐도 수상하고 우리 가방을 노리는 듯한 일행들이 보이곤 했는데 이번엔 여행객이라기엔 수수하고 현지인이라고 하기엔 이탈리아인의 느낌이 나지 않는 우리를 털어봐야 뭐가 나오지 않는다 생각했는지 주변에 수상한 사람들이 전혀 없어 마음을 놓고 지냈는데 이런 사기를 당할뻔하다니;;

이게 유럽에서는 흔한 사기 수법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고 그래도 중간에 깨달아서 사기를 당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피사는 그 유명한 "피사의 사탑"외엔 다른 볼거리가 없었다.

우리도 기울어진 사탑을 배경으로 앞뒤에 있는 다른 모든 관광객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최대한 다른 이들은 사진에 잡히지 않고, 사탑을 내 손으로 밀어내는 듯한 구조를 잡고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결과적으로 피사의 사탑 방문은 별 감흥 없이 끝났고 그래도 유명한 곳을 내가 직접 가봤다 정도의 경험을 쌓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피렌체에서의 시간이 끝나가는 게 아쉬워 서둘러 피렌체로 돌아와 다시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향했다. 그냥 멍하게 앉아서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도시에서의 시간이 아쉬움과 함께 끝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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