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밀라노

유럽대륙, 7번째 나라, 5번째 도시

by 해피썬

결혼 준비하면서 신혼여행은 이탈리아로 가기로 결정한 후 항공권을 알아볼 때쯤 이탈리아의 국적기인 알이탈리아항공(Alitalia)에서 1인 왕복항공권 79만 원의 한국 취항 기념 특가가 떴었다.

일주일이란 짧은 기간에 베네치아와 로마 두 도시만을 여행할 계획이었는데 당시 알이탈리아항공에서는 인천-밀라노/로마만을 운항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녁에 도착하는 밀라노에서의 1박 요금과 기차요금까지 감안해서 다른 항공사와 가격 비교를 해도 알이탈리아항공의 항공요금이 더 저렴한 것과, 밀라노에서 베네치아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는 걸 확인 후 밀라노인, 로마아웃을 하기로 결정했다.

(알이탈리아항공은 2021년 파산해서 현재 이탈리아 항공은 ITA 항공으로 바뀌었다.)

그 바람에 이탈리아에서 처음 밟은 땅인 밀라노는 밤에 도착해서 공항 근처 호텔에서 잠만 잔 후 바로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로 이동하느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세계 일주를 하면서 드디어 여행을 하게 됐다.



우리는 가장 먼저 밀라노의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밀라노 대성당 앞으로 갔다.

같은 나라, 이탈리아에 있는 성당임에도 역사가 오래된 나라이다 보니 지역에 따라 다른 건축 양식으로 지어져 밀라노의 두오모(대성당)는 피렌체의 두오모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졌다. 건물 자체는 하얀색이라 색이 단조로움에도, 고딕 양식으로 지어져 하늘을 찌를 듯이 높고 뾰족한 첨탑과 많은 조각들이 있어 성당이 굉장히 화려해졌다.

성당의 아름다움에 많은 사람들이 그 앞에서 행복한 사진을 찍고 있기도 했지만, 그 앞에 넓은 광장과 계단이 있어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으로 보이는 가벼운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이 그 앞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지인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여 일상 속에서 이런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며 살아갈 수 있음이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밀라노 대성당의 옆에는 갤러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라는 아케이드 형식의 쇼핑몰이 있는데 주로 명품숍이 입점해 있어 우리가 직접 구매할 물건들은 없었지만 바닥 무늬도 아름답고, 천장은 유리로 되어 있어 그 자체로 아름답다.

웨딩화보를 찍는지 웨딩드레스를 입은 한 여성이 아케이드 중앙에서 서서 사진사의 지시에 따라 포즈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는데 그 광경이 신기해서 잠시 멈춰서 구경하는 시간도 가졌다.

쇼핑몰에서 나와서는 스포르체스코성을 지나 밀라노의 개선문(Arco della Pace)까지 걸으며 밀라노를 천천히 구경했다.



사실 밀라노에서는 화려했던 관광지만큼 인상 깊게 남은 경험이 있는데 그것은 에어비앤비 숙소 주인이었다.

우리가 밀라노에서 예약한 에어비앤비 숙소의 주인은 밀라노에서 대학을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커플이었다. 신기하게도 조식이 포함되어 있어 같은 값이면 식비를 절약하자는 마음으로 정한 숙소였는데 두 사람 다 내성적이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세심하게 챙겨주고 굉장히 친절했다.

첫날엔 아침에 일어났더니 본인들은 이미 학교를 가기 위해 나가면서 아침으로 토스트를 식탁 위에 차려놨는데, 음식만 만들고 간 것이 아니라 숙소에서 두오모에 가는 방법과, 두오모 앞의 호객꾼 들이나 사기 치는 사람들을 피하는 방법을 적은 메모를 함께 남겨놨다.

다음날엔 아침으로 중국식 면 요리를 준비해 줘서 굉장히 맛있게 먹었는데 거기서 끝이 아니라 기차를 타고 곧 이동할 우리를 위해서 기차 안에서 먹으라고 오렌지 같은 큰 크기의 귤을 챙겨줬다.


낯선 땅에서 많은 사람들이 공용어로 사용하는 영어 외에 또 다른 외국어인 이탈리아어로 공부를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데 이렇게 에어비앤비 운영을 통해서 생활비도 마련하는 모습은 더 대단해 보였고, 거기에 더해서 바쁘다는 핑계로 손님들을 허투루 대하는 것도 아니고 아침까지 제공하면서 친절하게 응대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우리보다 훨씬 어린 20대 초반의 젊은 친구들이었지만 그들의 열심과 상냥함을 보며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배울 점을 느낀 시간이었다.



신혼여행이라는 특별한 추억 때문에 더 의미가 있어 꽤 긴 시간을 이탈리아에 머물렀음에도 여전히 아쉬운 마음과 다음 여행지에 대한 설렘을 동시에 가진 채 이탈리아 여행은 밀라노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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