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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썬 Jun 18. 2024

싱가포르 2

아시아대륙, 2번째 나라, 1번째 도시

싱가포르는 물가가 비싼 편이라 체류 기간이 강제로 짧아졌다.

3박 4일의 일정 중 하루를 센토사에서 보내고 남은 기간 동안 시내 구경을 하려니 마음이 급해져서 부지런히 돌아다녔다.


가장 먼저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머라이언 파크의 물 뿜는 머라이언을 보러 갔는데 그날 날이 유난히 맑아 원래도 하얀색이 빛나기까지 하니 물을 뿜어내는 모습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다른 관광객들 틈에서 우리도 열심히 우리 입에서 물을 뿜어내는 착시 인증샷을 찍어댔다.


싱가포르 강을 사이에 두고 한쪽은 머라이언이 있고, 그 반대쪽은 또 다른 랜드마크인 마리나 베이 샌즈가 있어서 강 주변을 한 바퀴 돌까 했지만 머라이언 공원 한쪽에 있는 야외 공연장까지만 걷다가 날이 너무 덥고 얼굴이 점점 빨갛게 익어가는 바람에 포기했다.

어차피 마리나 베이 샌즈 쪽은 야경으로 유명하고 머라이언 파크와 마리나 베이 샌즈 쪽은 워낙에 오가는 교통도 편리해서 해 진 후 다시 이곳을 찾았고, 그나마 선선해진 날씨에 강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멋진 야경을 구경했다.


화려한 쇼핑몰들이 있는 화려한 오차드로드도 걷고, 다양한 민족이 모인 나라인 만큼 리틀 인디아와 같은 특색 있는 동네도 구석구석 구경하며 돌아다녔다.

쇼핑에 특화된 여행지에 오면 특히 아쉬움이 남았는데 배낭 무게를 늘릴 수 없는 장기 여행자이다 보니 기념품 같은 것들을 눈으로만 보고 살 수 없어서이다.

그 나라에서 할인을 많이 받아 살 수 있는 대기업 물건들 또는 지역의 특색을 담은 기념품들을 봐도 "배낭에서 저 물건이 망가지지 않을 수 있을까? 무게는 얼마나 될까? 앞으로 가야 할 나라가 더 많은데 매번 물건을 사는 것이 가능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했다.

우리 부부는 다른 쇼핑은 모두 포기하고 나라마다 마그넷을 모으는 것으로 합의를 봐서, 마그넷 쇼핑이라도 우리 마음에 드는 걸 찾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녔다.


슈퍼 트리 라이트쇼를 무료로 볼 수 있다 해서 가든스 바이 더 베이도 다녀왔다.

이곳을 가면 볼 수 있는 재밌는 광경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라이트쇼를 기다리면서 평평한 바닥에 자리를 잡고 누워 있는 모습이다.

슈퍼 트리가 엄청 높고 라이트쇼를 하나의 스토리로 보여주다 보니 생각보다 긴 시간을 서서 위를 계속 올려다봤다면 고개가 아팠을 텐데, 누워서 보니 고개가 편해 쇼를 더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바닥에 눕는 것도 싱가포르가 워낙 깨끗해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누가 먼저 눕기 시작했는지 만나면 칭찬해 주고 싶었다. (짝짝)



여러 끼니의 식사 중, 싱가포르에 가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 중 하나인 칠리크랩은 그 명성대로 정말 맛있었다. 가격을 생각하면 맛없으면 안 될 거 같기도 하지만~ :D

한 손엔 망치, 다른 손엔 집게를 들고 열심히 살을 발라먹었고, 볶음밥도 함께 시켜서 남은 양념까지 비벼 알차게 먹었다. 위생 장갑을 끼고 먹었는데 식사를 마친 후에도 손에 양념 냄새가 뱄다.


 싱가포르엔 칠리크랩처럼 비싼 식당도 있지만, 푸드코트처럼 음식을 골라서 먹을 수 있는 호커 센터가 많이 있어서 우리도 막바지 긴축 재정 기간 동안 이곳을 여러 번 찾았다.

호커 센터 메뉴 중에 유명한 치킨라이스는 저렴하고 맛도 좋아서 더운 나라인 싱가포르 현지인들이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대신 외식을 할 때 호커 센터를 자주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했던 싱가포르의 음식은 카야 토스트이다.

카야 토스트는 구운 식빵 사이에 버터와 싱가포르의 대표 쨈인 카야 쨈을 발라 후추와 간장을 살짝 친 반숙 수란에 찍어 먹는 거였는데, 처음 먹어본 카야 토스트는 단 음식을 좋아하는 나한테는 너무 맛있었다.

밀크티나 커피와 함께 먹으면 훌륭한 아침식사가 되어 몇 번이고 사 먹었다.



짧았던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날까지 카야토스트로 배를 채운 우리는 아쉬움을 달래며 다음 나라인 라오스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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