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대륙, 2번째 나라, 1번째 도시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나라가 작은데 비해서 할 것과 볼 것, 먹을 것이 많은 나라라는 걸 여행하면서 알게 됐다.
싱가포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물을 뿜는 머라이언,
화려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야경이 있고,
잘 꾸며진 인공섬에 신나는 액티비티들이 있는 센토사섬도 메인 관광지로 항상 붐볐었다.
많은 먹거리 중 꼭 먹어봐야 하는 칠리크랩과 카야 토스트!
이 신나는 나라에서 남편과 나는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미션수행하듯 하나씩 클리어했다.
장기 배낭 여행자라 아껴야 한다고 외치며 이전 여행지인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그렇게 긴축 재정을 하던 우리는 싱가포르에서는 아끼지 않고 이것저것을 해보았다.
제일 먼저 기대를 했던 루지를 타기 위해 센토사섬으로 이동을 했다.
루지는 1회 권부터 횟수를 정해서 구매할 수 있었는데 우리는 루지+리프트 3회권을 구매해서 탔다.
처음엔 남편이랑 누가 더 빨리 도착하나 시합을 하면서 신나게 씽씽 달려서 내려왔는데 다시 돌아가기 위해 리프트에 올라선 순간 얼어버렸다.
안전바로 단단하게 고정을 했고, 안전하게 준비된 것임을 마음으로 아는 것과 반대로, 발아래 그물망조차 없이 리프트와 안전바에 의지해서 다시 루지 탑승하는 쪽으로 이동을 하는 동안 나는 오금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남편 팔에 꼭 붙어서 눈을 감고 어디까지 왔는지를 묻는 내 옆에서 남편은 주변 경치를 보라고 깐족거렸다.
"저기 봐봐, 왜 보질 못하니~ 경치가 좋다니까"
이미 구매한 3회권을 버릴 수 없어 리프트 위에서의 공포를 한 번 더 참아냈지만, 루지를 모두 탄 후에는 세 번째 리프트를 더 타고 싶지 않아서 루지에서 내린 자리에서 다른 곳을 구경하기 위해서 걸어내려 갔다.
주변을 걷고 있는데 숲에서 바닷가 쪽으로 연결된 집라인을 타고 소리 지르며 내려오는 사람들을 보였다.
그때만 해도 집라인 하나에만 의지해서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게 루지 리프트보다 더 무서울 거 같아서 나는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남편이 이 액티비티를 해보고 싶어 하는 거 같았다.
아까도 말했듯이, 싱가포르에선 긴축재정을 잠시 잊었던 우리인지라 "하고 싶은 거 있으면 다 해" 모드로 집라인 타는 곳으로 이동했다.
집라인을 타는 쪽으로 올라와보니 더 높고 길이도 더 길어 보였다.
남편이 안전 교육을 받을 때까지 같이 있으면서 반대쪽으로 어떻게 내려가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집라인을 타지 않는 일행은 운영업체인 메가집(Mega Zip)에서 운영하는 차를 타고 집라인 반대쪽, 바닷가 쪽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바닷가 쪽에서 기다리면서 하늘을 가르며 신나게 집라인을 타고 내려오는 남편을 영상으로 담았다.
"호우~~~~~~"
소리를 지르며 내려오는 남편의 영상은 다시 봐도 얄밉다. ㅋ
집라인을 타고 바닷가 쪽으로 내려온 김에 해변을 거닐자 해서 인공해변이 있는 팔라완 비치 쪽으로 이동했다.
갈아입을 옷을 가져가지 않아서 직접 물속에 들어가 놀지는 못했고, 수영하는 사람들, 해변가 파라솔에서 쉬는 사람들을 보며 산책을 하다가 팔라완 비치 가운데 있는 흔들 다리를 건너서 갈 수 있는 목조 전망탑에 올라 센토사 섬의 아름다운 바다와 섬들을 둘러봤다.
사실 센토사섬은 이미 아름다운 해변과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여행을 하기 전까지 나는 센토사 섬 하면 루지밖에 몰랐었다.
심지어 센토사섬에 엄청 큰 머라이언이 있다는 것도 가보고서야 알았으니 뭐...
낯선 여행지를 여행하면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지만 유명한 여행지는 미리 알아보고 가야 그곳을 제대로 누리고 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 센토사섬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또 다른 볼 것, 먹을 것이 가득한 여행지인 싱가포르 시내로 돌아왔다.